다음 겨울 FA를 앞둔 추신수(30)가 ‘우승 청부사’로서 신시내티 레즈에 합류했다.
추신수는 12일(한국시간) 신시내티 클리블랜드 애리조나의 3각 트레이드에 포함, 2006년부터 6년간 머물렀던 클리블랜드를 떠나 FA 자격 1년을 앞두고 우승권팀에서 큰 도전에 임한다.
신시내티가 추신수를 영입한 이유는 약점이었던 1번 타자 보강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신시내티는 2012시즌 안정된 전력으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정상에 올랐지만 마땅한 1번 타자는 없었다. 올 시즌 신시내티서 1번 타순에 배치된 타자들의 출루율은 리그에서 가장 낮은 2할5푼4리에 불과했다. 반면 추신수는 올해 출루율 3할7푼3리, 통산 출루율 3할8푼1리를 마크하고 있다. 신시내티는 추신수가 타선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조각이라 여긴 것이다.

사실 신시내티는 지난여름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임박했을 때도 추신수에게 관심을 보였다. 특히 추신수가 1번 타순에서 타율 3할1푼 출루율 3할8푼9리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고는 서둘러 추신수를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오려고 했었다. 만일 클리블랜드의 추락이 조금 더 빨랐고 클리블랜드가 트레이드를 생각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지난 가을 신시내티 유니폼을 입고 포스트시즌에서 뛰는 추신수의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추신수 입장에서도 신시내티행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추신수는 그동안 투수 친화 구장인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뛰었다. 신시내티 홈구장인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는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다. 특히 우중간 펜스까지의 거리가 113m, 우측 펜스까지는 99m로 좌타자에게 이점이 많다. 파크팩터로 봐도 프로그레시브 필드가 93인데 반해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는 107에 달한다.
추신수는 신시내티서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인 22개를 넘어 30개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그리고 추신수의 뒤에는 조이 보토, 제이 브루스, 브랜든 필립스 등 232타점을 합작한 막강 타선이 기다리고 있어 통산 첫 100득점 돌파도 전망된다. 올 시즌 리드오프로서 보여줬던 활약을 이어가기만 한다면 내년 겨울 엄청난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한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수비다. 신시내티는 추신수를 중견수로 기용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서 단 10번 밖에 중견수로 나서지 않았고 가장 최근 중견수를 본 것도 3년 전인 2009년이었다. 추신수의 주 포지션인 우익수에는 제이 브루스가, 좌익수에는 라이언 루드윅이 이미 자리를 꿰찼다. 추신수는 올 시즌 수비 범위를 측정하는 기록인 UZR에서 -17을 올리며 하위권에 자리했다. 6년 전 시애틀 소속이었던 추신수가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된 것도 중견수 수비가 불가능해 당시 우익수였던 스즈키 이치로와 포지션이 겹쳤기 때문이었다.
수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신시내티는 이미 마이너리그서 2년 연속 100도루 이상을 기록할 빌리 해밀턴을 중견수로 키울 계획이다. 추신수가 수비에서 부진하면 해밀턴을 서둘러 콜업하거나 백업 외야수를 중견수로 기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추신수는 그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결국에는 루징팀인 클리블랜드에서 벗어나 우승후보 신시내티로 왔다. 추신수가 수비 문제를 극복해 우승과 FA 대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