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
김호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 현대는 12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서 열린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5-6위 결정전에서 2-3으로 패배했다. 울산은 전반 17분 상대 수비수 미즈모토 히로키의 자책골로 앞서갔지만, 잇달아 골을 내주며 역전패를 허용하고 말았다.
하지만 울산 선수단의 표정에는 실망감이나 좌절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김호곤 감독은 좋은 경기 내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히로시마전의 경기 내용은 괜찮았다. 단지 기회가 났을 때 선수들이 득점을 못했다. 상대 공격수들을 문전에서 적극적으로 막지 못한 것이 패인이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좋았다"고 말했다.
단순히 말만 그런 것이 아니다. 김호곤 감독은 리드를 빼앗긴 상황에서도 교체 카드를 모두 사용하지 않았다. 즉 경기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는 소리다. 김 감독은 "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체 카드를 남긴 것은 그라운드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그대로 경기를 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근호도 마찬가지다. 히로시마전을 마지막으로 약 2년 동안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군 입대를 하게 되는 이근호는 "아쉽다. 하지만 좋은 경기를 했다. 골이 나오지 않았을 뿐"이라며 "선수들끼리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뛰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열심히 뛰었다"고 전했다.
김호곤 감독과 이근호의 말대로 울산은 최선을 다했다. 이는 경기에서 나타났다. 점유율에서는 46-54로 다소 밀렸지만, 실질적인 공격 횟수는 히로시마를 압도했다. 울산은 슈팅수에서 19-11을 기록, 히로시마를 끝까지 압도했다. 단지 골 결정력 부재에 시달리며 골을 넣지 못했을 뿐이다.
최선을 다한 만큼 패배에 대한 아쉬움은 있을지언정 후회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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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일본)=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