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 서정원 신임감독을 임명하면서 '슈퍼매치'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프로와 국가대표에서 한솥밥을 먹다 '슈퍼매치'의 시작을 알린 이적으로 인해 서울과 수원은 더 양보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치게 됐다.
지난 1997년 9월 28일 열린 이른바 '도쿄대첩'의 주인공은 이민성(현 강원코치)다. 그의 통쾌한 왼발 슈팅으로 기적과 같은 승리를 거뒀지만 이미 그 발판을 마련한 주인공이 있다. 바로 최용수 FC 서울 감독과 서정원 수원 신임 감독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가 결정된 후 열린 경기였지만 1998 프랑스 월드컵 진출권을 놓고 팽팽한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간단했다. 홈팀 일본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서정원과 이민성이 연속골을 터트렸다. 그렇게 한국의 승리로 경기는 마쳤다.

당시 경기 후 일본 가모슈 감독은 사퇴하고 말았다. 반면 한국 차범근 감독은 승승장구 했다. 손쉽게 프랑스 월드컵 진출권을 따내는 등 '도쿄대첩'의 의미는 대단했다.
서정원 감독의 선제골 상황에서 헤딩으로 어시스트를 기록한 이가 바로 최용수 감독이다. 국가대표에서 한솥밥을 먹는 등 의미가 굉장했다.
그러나 1999년 서정원 감독이 수원 유니폼을 입으면서 관계는 껄끄러워졌다. 서 감독은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수원 유니폼을 입었다. K리그 정규리그 챔피언 2회(1999년, 2004년), 아시아클럽 챔피언(AFC 챔피언스리그 전신) 우승 2회(2001, 2002)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수원의 레전드'로 인정 받고 있다.
하지만 서정원 감독은 고려대를 졸업한 뒤 1992년 안양에 입단했다. 1997년까지 안양에서 활약했던 서 감독은 1998년 스트라스부르(프랑스)로 진출했다. 1999년 국내로 돌아왔지만 안양이 아니라 수원이었다. 이 문제는 법정까지 이어지기도 했고 안양 팬들은 서 감독의 유니폼을 불태우는 화형식까지 치렀다.
서울과 수원의 라이벌전 중심에 선 이가 바로 서정원 감독이었다. 발단은 조광래 감독이었지만 서정원 코치의 수원 이적이 현재 '슈퍼매치'의 사실상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내년부터 맞대결을 펼칠 최용수 감독과 서정원 감독의 '슈퍼매치'는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다. 양팀의 레전드인 최 감독과 서 감독은 나이차도 크게 나지 않는 또래이기 때문에 치열함은 클 수밖에 없다. 또 둘의 관계에는 연세대(최용수)-고려대(서정원)의 라이벌 의식도 잠재되어 있다.
레전드 출신 감독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첫 발을 내딛은 최용수 감독은 새롭게 감독으로 출발하는 서정원 감독과 대결은 피할 수 없는 접전이다. 내년 '슈퍼매치'가 더 재미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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