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주작가의 사심 talk] 2012년도 이제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종편까지 가세한 2012년 올 한해 방송가는 한 마디로 정리된다. 바로 ‘다사다난(多事多難)’. 그 중 가장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낸 곳은 다름 아닌 MBC다. 노조의 파업으로 한 해를 시작한 MBC는 최근 방송 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와 9년을 이어온 토크쇼 ‘놀러와’를 폐지하는 등 올 해를 마무리 하는 모습도 불안하기만 하다. 그리고 MBC 창사 51주년 기념사에서 ‘1등이 아니면 MBC에는 미래가 없다.’, ‘1등을 못하면 MBC가 설 땅이 없다.’라고 한 김재철 사장의 말이 다가올 2013년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
절망이 가득한 판도라 상자에서 마지막에 희망이 기어 나온 것처럼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건 여전한 ‘무한도전’의 모습과 그 안에서 조금 더 성장한 멤버들의 모습이다.

전화위복이 된 ‘무한도전’의 결방 24주!
무한도전 내의 유재석은 ‘유느님’이라 불릴 만큼 그 존재감이 다른 어떤 프로그램보다 크다. 그런데 그런 ‘유느님’을 24주 동안이나 떠나 있어야 했다. 갑작스런 맏형과의 이별. 그러나 이 갑작스런 24주간의 이별은 아이러니하게도 각 멤버들을 조금 더 성장하게 했다.
자칭 2인자 박명수는 ‘나는 가수다’, '최강연승 퀴즈쇼 Q', ‘돈의 맛’에서 MC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최근엔 ‘거성 사관학교’를 통해 후배 개그맨들을 돕고 있다. 정준하는 ‘식신로드’를 통해 꾸준히 활약했고 정형돈은 ‘고쇼’와 ‘주간아이돌’에서 게스트들을 쥐락펴락하며 물오른 진행능력을 보여줬다. 노홍철과 하하 또한 종편과 케이블을 오가며 본인들의 개성을 살려 프로그램을 이끌며 MC로서의 역량을 키웠다.
길은 리쌍으로 돌아가 무한도전 출연으로 사람들이 잊고 있었던 뮤지션의 모습을 보여줬고 하하는 스컬과 함께 정형돈은 데프콘과 함께 음악활동을 하기도 했다.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24주라는 긴 시간 떨어져 있었지만 ‘무한도전’의 한 멤버가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의 이룬 이런 성장은 24주라는 결방 속에서 얻어낸 값진 수확이다.
무모한 도전, 무리한 도전 그리고 계속되는 무한도전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해서 무리한 도전 그리고 지금의 무한도전이 되기까지 수많은 위기를 넘겨온 8년차 예능의 저력은 그 동안 쌓아온 멤버들과의 호흡과 시청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거기에 이젠 각자의 개성과 능력까지 성장했다.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무한도전’의 애청자로서 지난 4개월 간 보여 준 ‘무한도전’의 모습은 오래 기다린 보람이 느껴질 만큼 굉장히 다행스럽고 흐뭇하다.
‘죽지 않아~~ 스파르타~~!!’ 라고 외치던 하하의 말처럼 죽지 않고 돌아온 ‘무한도전’.
그러나 이제 시청률을 잣대로 계속되는 조기종영과 폐지가 판치는 MBC예능에서 진짜 스파르타의 전사처럼 끈질기게 웃음을 이어가야 할지도 모른다. MBC의 김재철 사장이 말하는 1등 프로그램이, 다만 시청률이 높고 낮음에만 그 기준이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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