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기고 또 찢겨도 그의 활약은 계속된다.
'국보 센터' 서장훈(38, 207cm)가 새로운 기록을 만들었다. KBL서 전무후무할 기록이다. 12일 열린 동부와 경기서 1만3000점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15시즌 통산 666경기에 만들어낸 대기록이다.
서장훈은 성인 무대에 데뷔하면서부터 많은 견제를 받았다. 지난 1994년 연세대 소속으로 농구대잔치에 출전해 목을 다쳤다. 병원에 1개월간 입원했다. 신장에서 압도적인 서장훈을 막을 방법은 심한 파울밖에 없었다.

잔부상에 시달리던 서장훈은 2005년 같은 부위를 다쳤다. 당시 삼보(현 원주)와 경기서 뒷목을 심하게 다쳤다. 손발이 저리는 마비 증세가 와 또 병원에 입원했다. 다행이 목뼈가 크게 손상되지 않았지만 목 보호대를 차기 시작했다.
목 보호대를 차면서 서장훈은 여전히 팬들의 비아냥을 받았다. '목장훈'이라는 달갑잖은 별명이 붙었다. 투혼에 대해서는 잊고 비아냥 거리는 팬들이 많았다. 그러나 서장훈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사지마비가 올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을 가지고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노력한 서장훈은 지난 시즌 창원 LG에서 263점 평균 7.5점으로 데뷔 후 처음 한 자릿수 득점으로 떨어지며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서장훈은 시즌 후 은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KT에 새둥지를 텄다. 투혼을 발휘한 서장훈은 올 시즌 19경기에서 201점을 기록, 평균 10.6점으로 다시 두 자릿수 득점대로 복귀하며 자존심도 회복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서장훈은 고생하고 있다. 비록 상대가 고의적으로 범한 파울은 아니지만 상대 선수와 부딪혀 왼쪽 눈 부분이 찢어지는 바람에 50바늘이나 꿰매고 경기에 나섰다. 또 입안쪽도 찢어지면서 20바늘을 꿰맸다.
마지막 해라고 강조하는 상황에서도 부상을 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장훈은 투혼을 벌이고 있다. 그의 진정성을 알게된 팬들도 더이상 비아냥거리지 않을 정도다.
올 시즌 예전 만큼의 기량은 아니지만 KT서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예전처럼 경기를 완벽하게 지배하지는 못하지만 최선은 다하고 있다. 그런 고참의 노력에 기록도 따라오고 있다. 그의 고군분투는 계속될 예정이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