곪은게 터졌다…대학야구 입시비리 '복마전'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2.13 09: 46

대학야구 입시비리가 곪아 터지고 있다. 급기야 올 시즌 프로야구 사령탑을 지냈던 양승호(52) 고려대 전 감독이 긴급 체포됐다.
인천지검 특수부(황의수 부장검사)는 11일 배임수재 혐의로 양 전 감독을 긴급 체포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연세대 정진호(56) 감독도 같은 혐의로 체포, 조사를 벌이고 있다.
양 전 감독은 고려대 감독을 지내던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학부모와 고교 코치들로부터 청탁을 받은 대가로 모두 1억원 이상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 감독 역시 2010년부터 같은 이유로 수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지역 고교 체육특기생 입시비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 두 감독의 이름이 나왔다. 올해에만 대학 야구부 전현직 감독 4명과 인천지역 고교야구 감독 2명, 대한야구협회 심판위원 1명, 학부모 4명 등 총 10명이 기소됐다.
대학 입시비리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매번 사정기관의 입시비리 조사 때마다 수 명의 대학과 고교야구 감독들이 사법처리를 받지만 그때 뿐이다. 야구계에는 대학 등급에 따라 입학 때 필요한 액수가 다르다는 사실이 공공연한 비밀로 이야기되고 있다. 명문대를 들어가기 위해서는 1억원이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증언이다.
현재까지 대다수 대학들은 실기시험 대신 감독과 코치에게 선수선발을 맡기고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만약 그 해 신입생 TO가 10명이라면 감독이 7명, 코치가 2~3명 선발권을 갖고 있는 식"이라고 설명한다. 학생야구부터 프로야구까지 야구 지도자는 선후배 관계로 얽힌 관계이기 때문에 비리가 개입할 위험성이 더욱 크다.
대표적인 입시비리 방법 중 하나는 이른바 '끼워 보내기'다. A급 선수 한 명을 고교에서 대학으로 보내면서 기량이 떨어지는 몇몇 선수도 같이 끼워서 그 대학에 보내는 것이다. 그 대가로 고교 감독과 대학 감독은 학부모로부터 돈을 챙긴다. 지난 9월 입시청탁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은 프로야구 출신 인천 A고교 K씨는 같은 이유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때문에 관행처럼 계속되고 있는 대학야구 입시비리가 근절되기 위해서는 선수 공개선발이 시급하다. 모두 같은 조건에서 공개적으로 실기시험을 실시한다면 입시비리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선수를 선발하는 학교는 올해 성균관대 한 곳 뿐이었다.
프로야구 700만 관중 돌파와 10구단 창단으로 들떠있는 야구계의 이면에는 입시비리가 곪아 터지고 있었다. 야구의 근간이 될 학생야구가 다시 한 번 비리로 얼룩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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