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 살아야 '대풍수'가 산다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2.12.13 16: 43

SBS 수목드라마 ‘대풍수’(극본 박상희 남선년, 연출 이용석)가 조선건국 스토리에 바짝 다가선 가운데, 주인공 지상(지성)의 활약이 어떻게 그려질지 주목된다.
‘대풍수’는 조선건국에 힘을 보탠 도사들의 활약상을 그리는 드라마로 그 중심에 풍수지리의 대가 목지상이 있다. 지상은 아버지 목동륜(최재웅)의 대를 이어 풍수지리에 신안(神眼)을 지닌 인물. 고려의 패망에 이어 조선 개국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 풍수지리적 이론을 제시하는 인물이다. '대풍수'에서는 고려를 국운이 쇠해 더 이상 희망이 없지만, 풍수지리 사상에 의해 조선을 고려를 대신할 이상향으로 제시하며 새로운 국가가 태동하는 과정을 조명하고 있다.  
‘대풍수’는 현재 공민왕(류태준)의 실정과 이를 목도한 이성계(지진희)가 역심을 품는 모습을 중점적으로 그리며 조선개국에 성큼 다가섰지만, 지상의 활약상은 미비한 상태. 이성계가 극 초반 천방지축 무인으로 그려지던 것에서 최근 학문에 관심을 갖고 진중한 캐릭터로 변모한 것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풍수지리적 지식에 있어 이렇다 할 성장세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스토리 전개의 커다란 물줄기를 고려에서 조선으로 이동한 ‘대풍수’에서 이제 필요한 것 역시 주인공 지상의 변화다. 지상은 지난 12일 방송에서 어머니 영지(이승연)에 대한 애틋함으로 여전히 감정적 결핍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물론, 초짜 풍수지리가인 서운관 생도로만 머물러 있는 모습으로 성장에 있어 제동이 걸린 상황. 고려의 충신 이성계가 커다란 심적 변화로 조선 건국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결심을 한 만큼, 지상에게도 어머니에 대한 트라우마를 벗고 풍수지리적 신안이라는 특별한 능력을 떨칠 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지점은 여타 사극과 '대풍수'를 차별화 시키는 분명한 요인. '대풍수'는 왕이 아닌, 조선건국 과정에서 동양사상으로 무장한 도사들의 활약을 중점적으로 그리는 드라마인 만큼 지상의 존재감이 절대적이다. 풍수지리라는 독특한 소재를 드라마 안으로 끌어들인 번뜩이는 기획의도가 이성계를 중심으로 하는 평이한 조선건국 스토리 안에 묻히기엔 아쉬움이 많다.       
총 36부작으로 기획된 ‘대풍수’는 지난 12일 방송을 통해 19회를 마감한 상태. 전체 분량의 절반을 훌쩍 넘긴 상황에서 주인공 지상의 활약을 더이상 지체키시기엔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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