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WBC 출전, 지금은 확실히 말할 수 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2.13 19: 19

"지금은 확실히 말할 수 없다". 
LA 다저스 류현진(25)이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13일 저녁 인천 공항을 통해 입국, 한 달간의 미국 체류 일정을 마치고 금의환향한 류현진은 WBC 출전 여부에 대해 "지금은 확실히 말할 수 없다. 조만간 정해지면 말씀드리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WBC 대표팀 류중일 삼성 감독도 이미 이 문제를 "12월까지 결론짓겠다"고 밝힌 상태다. 
류현진은 지난달 12일 발표된 2013년 WBC 대표팀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당시 다저스로부터 최고 입찰액을 받은 상태였던 류현진은 미국으로 건너간 뒤 계약에 성공, 한국프로야구 출신으로는 최초로 빅리그 직행에 성공했다. 선구자로 도전하게 된 류현진이기에 WBC 참가는 굉장한 부담이 따른다. 

WBC는 애매한 대회 시기가 선수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내년 3월 열리는 WBC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및 시범경기 기간과 겹친다. 이 시기 메이저리그 스타급 선수들은 천천히 몸을 만드는 단계이고,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캠프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코칭스태프로부터 눈도장을 받아야 할 시기다. 그런 상황에서 나라의 명예를 짊어지고 전력을 다해야 할 WBC 참가는 분명 부담스럽다. 
특히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라는 특수성이 있다. 다저스는 류현진에게 6년간 최대 4200만 달러를 투자했고, 3선발로 인정하고 있다. 그만큼 보여줘야 할게 많다. 류현진도 적응의 부담이 크다. 메이저리그 공인구부터 시작해서 마운드와 경기장 적응 그리고 선수들과 빠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라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 빠질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에 빠지게 되면 시즌 준비에 큰 차질을 빚을게 당연하다. 
게다가 류현진은 국가대표팀을 위해 그 누구보다 헌신한 투수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7년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예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본선, 2009년 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프로 데뷔 후 6개의 대형 국제대회를 빠짐없이 꼬박 꼬박 출전했다. 특히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위해 시즌 마지막 한 달 빠지기도 했다. 
그동안 대표팀 위해 고생한 에이스의 역사적인 첫 메이저리그 직행. WBC 불참 명분은 충분히 선다. 그러나 당장 류현진을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류현진은 국제대회에서 가장 많은 51⅔이닝 던지며 15경기 5승1패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한 절대 에이스였다. 가장 중요한 경기 때마다 한국이 내세운 믿고 쓰는 카드였다. 그러나 윤석민(KIA)을 제외하면 마땅한 대체 카드가 없다. 왼손이라는 점에서 더욱 더 그렇다.
한국은 2006년 1회 WBC에서 4강에 올랐고, 2009년 2회 WBC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내년 3회 WBC에서는 눈높이가 우승으로 상향돼 있다. 이런 부담스런 상황에서 류현진 없이 간다는 건 부담이 크다. 하지만 류현진 개인 더 나아가 한국야구 발전을 위한 길은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이다. 불참론과 현실론 그 사이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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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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