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잠재적 경쟁자, ‘155도루’ 빌리 해밀턴은 누구?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12.14 06: 37

분명 아직 경쟁자로 논하기엔 너무 이르다. 하지만 추신수(30)가 신시내티 레즈의 중견수로 오랫동안 뛰게 된다면 빌리 해밀턴(22)의 존재는 꾸준히 언급될 수밖에 없다. 
신시내티가 12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애리조나와 삼각 트레이드로 추신수를 영입했다. 신시내티는 통산 타율 2할4푼1리 OPS .698을 올린 중견수 드류 스텁스를 클리블랜드에 내주고 2012시즌 1번 타자로서 99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 OPS .881을 기록한 추신수를 데려왔다. 올 시즌 신시내티서 1번 타순에 배치된 타자들의 출루율은 리그에서 가장 낮은 2할5푼4리에 불과했는데 신시내티는 추신수 영입으로 리드오프 부재서 벗어났다.
추신수의 신시내티행은 추신수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추신수는 승리보다 패배가 많았던 클리블랜드에서 벗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강팀에서 뛰길 원했는데 신시내티는 2012시즌 97승 65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그 선두를 차지했다. FA 자격 취득과 더불어 클리블랜드 때와는 다른 동기부여 속에 그라운드에 나서게 된다.

신시내티에는 조이 보토, 브랜든 필립스, 제이 브루스 등의 강타자와 에이스 선발투수 자니 쿠에토, ‘170km’의 마무리투수 아롤디스 채프먼 등 리그를 주름잡는 이들이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홈구장인 그레인트아메리칸볼파크는 타자 친화형 구장으로 우중간 펜스까지의 거리가 113m, 우측 펜스까지는 99m로 좌타자에게 이점이 많다. 추신수가 1번 타자로서 올 시즌의 모습만 이어가도 홈런과 득점에서 커리어 하이를 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밋빛 미래만 확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신시내티는 추신수를 중견수로 기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중견수로 뛴 경기는 겨우 10번에 불과하다. 최근 중견수로 기용된 게 2009년으로, 지금까지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부동의 주전 우익수였다.
추신수가 신시내티에서 주전 우익수로 뛰기에는 올 시즌 34홈런 99타점을 기록한 제이 브루스의 벽이 높고 좌익수에도 26홈런‧80타점을 올린 라이언 루드윅이 있다. 신시내티는 추신수의 공격력이 중견수 수비 불안을 상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다른 외야수에게 자리를 내주거나 팀 내 두 번째 유망주로 꼽히고 있는 빌리 해밀턴의 이른 콜업으로 입지를 잃을지도 모른다.
해밀턴은 지난 2009 드래프트 2라운드서 신시내티의 지명을 받았다. 우투양타의 유격수로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쓸 스피드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은 해밀턴은 마이너리그서 자신의 장점을 증명했다. 2011시즌 신시내티 산하 싱글A팀 데이튼에서 도루 103개를 기록하더니 2012시즌에는 싱글A+ 베이커필드와 더블A 팬사콜라에서 총합 132경기를 뛰며 155도루를 달성했다. 마이너리그 기록이긴 하지만 155도루는 빈스 콜먼의 마이너리그 최다 기록인 도루 145개보다 10개가 많고 리키 핸더슨의 메이저리그 최다 도루 기록인 130도루보다 25개가 많다.  
해밀턴은 도루뿐이 아닌 타격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올 시즌 타율 3할1푼1리 출루율 4할1푼을 올렸다. 삼진 대비 볼넷 비율도 좋아지는 추세다. 반면 유격수 수비는 좀처럼 향상되지 않고 있는데 2011시즌 에러 39개, 2012시즌 에러 31개를 범했다. 빠른 다리를 이용한 수비범위는 넓지만 유격수에 적합한 포구 및 송구 능력은 평균 이하다. 때문에 신시내티는 해밀턴의 수비위치를 중견수로 변경시키고 2014시즌 풀타임 메이저리그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물론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된 추신수와 아직 한 경기도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않은 유망주를 비교하는 건 어폐가 있다. 분명한 것은 2013시즌 추신수의 활약에 따라 해밀턴의 미래가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추신수가 중견수 자리에서 맹활약하고 신시내티와 FA 계약까지 체결한다면, 추신수는 우승후보팀 신시내티의 1번 타자겸 중견수로 자리매김할 것이고 해밀턴의 메이저리그 콜업도 늦춰질 것이다. 시애틀 시절 추신수가 이치로에 가려 좀처럼 메이저리그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