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은 잠시' 류현진,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2.14 07: 00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투수가 되겠다". 
LA 다저스에 입단하며 금의환향한 류현진(25). 그에게는 지금보다 더 중요한 앞날이 기다리고 있다. 6년간 최대 4200만 달러에 계약하고, 3선발로 공인받으며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있는 험난한 곳이다. 쉽게 성공을 담보하지 못한다. 
지난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 달간의 미국 체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류현진은 "계약이 잘 해결돼 다행이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공적인 계약 체결로 모두 환호하고 있지만 다저스의 치열한 선발진 경쟁 속에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이다. 

류현진은 '사이영상 듀오'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에 이어 3선발로 평가받고 있다. 류현진 아래로 조쉬 베켓, 채드 빌링슬리, 크리스 카푸아노, 애런 하랑, 테드 릴리가 자리하고 있다.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미지의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그들의 존재는 류현진에게 언제나 안정된 자리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류현진도 오히려 3선발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3선발 정도면 괜찮다. 하지만 어떻게든 3선발 위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목표는 늘 말했던 것처럼 두 자릿수 승수와 2점대 평균자책점이다.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는 최초의 한국인 메이저리거로 코리안특급 열풍 일으킨 박찬호의 조언과도 일치하는 모습이다. 박찬호는 지난 1월 중순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 관련해 "당장 계약금 얼마를 받고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런 기분은 오래가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진출이 목표가 아닌 10년을 버티겠다는 목표로 해야 한다. 그게 진짜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류현진이 거액의 계약에 도취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로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부터가 진짜 도전이라는 뜻이다. 류현진도 이미 "박찬호 선배의 124승 기록을 10년 안에 깰 수 있도록 하겠다"며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지난 한 달간 미국에서도 개인 훈련을 통해 벌써 몸을 만들었다. 그는 다저스와 계약·전 피지컬-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며 몸 상태가 이상 없음을 알렸다. 
류현진은 "어차피 해야 하는 테스트였고, 몸 상태가 괜찮아 미리 받았다"며 "미국에 간 뒤 시차에 적응하느라 첫 일주일은 휴식했다. 이후 계약을 할 때까지 보라스코퍼레이션 스포츠 센터에서 하루 2시간30분씩 훈련했다"고 했다. 실전 피칭이 아닌 러닝과 웨이트의 기본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을 만큼 준비를 하고 있다. 
류현진은 "LA에 가보니 새로운 느낌이 든다. 1월 중순쯤 다시 미국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 전까지 몸을 잘 만들어놓겠다. 미국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성공에 도취되지 않고 미래의 더 큰 포부를 드러내는 류현진에게 믿음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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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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