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의 야큐이야기]한국의 WBC 좌완기근과 일본의 미소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12.14 10: 20

일본이 웃고 있다.
LG 투수 봉중근에 이어 SK 투수 김광현이 부상 때문에 WBC 출전이 어렵다는 보도가 나오자 일본언론은 크게 관심을 기울였다. 엊그제 김광현의 불참 가능성이 한국언론에서 등장하자 일본 는 상세히 보도하면서 한국팀의 좌완 기근 현상을 다루었다.
사실 일본의 이같은 반응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만큼 각각 우승 후보로 꼽히는데다 물러설 수 없는 라이벌로 서로를 여기기 때문이다. 서로의 전력에 커다란 관심을 쏟는 이유도 도쿄 2라운드에는 4강 경쟁, 미국에서는 결승전에서 격돌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는 김광현은 지난 4일 미국에서 왼쪽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수술 대신 재활을 통해 복귀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재활이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내년 3월 WBC 출전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사실상 불참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지난 달 발표한 한국대표 예비명단 투수 13명 가운데 좌완투수가 5명이다. 봉중근, 류현진, 김광현, 장원삼(삼성), 박희수(SK)이다. 이 신문은 봉중근이 왼쪽 어깨 부상 재활 때문에 빠졌고 류현진 역시 LA 다저스에 입단했는데 내년 봄 시범경기 기간과 겹쳐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면서 "한국이 왼손 투수 부족현상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더욱이 김광현까지 빠질 가능성이 높아 한국대표의 좌완은 2명으로 줄어들었다. 한국은 공백 메우기에 부심하고 있고 차우찬(삼성)과 장원준(경찰청)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경험, 특히 일본전 경험을 갖춘 세 좌완투수의 부재는 한국대표팀에게는 뼈아픈 전력손실이다.
일본이 좌완 트리오의 불참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이들이 일본킬러이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따는데 일조했다. 봉중근은 2009년 WBC 2회 대회에서 일본을 상대로 2승을 거두며 일본킬러로 활약했다. 류현진도 2009년 대회 1라운드 일본과의 1위 결정전에서 일본전에 투수로 나서 두 타자를 상대했다.
모두 일본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존재이다. 일본은 1회와 2회 대회에서 한국과 치열하게 격돌했다. 모두 8번을 겨뤘는데 4승4패로 팽팽했다. 일본은 1회 대회는 4강전, 2회 대회는 결승전에서 모두 이겨 2연패를 달성했지만 항상 강한 승부욕을 발휘하는 한국을 두려운 상대로 여기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WBC 대회에서 일본을 상대로 4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좌완투수들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일본에 패배를 안겼다. 1회 대회는 구대성, 2회 대회는 봉중근이 대표적이었다. 좌완투수들에게 약한 일본이 한국의 좌완 트리오의 부재 소식에 미소를 머금는 이유이다.  반대로 한국에게는 좌완 부재 현상을 문제없이 메우는 일이 화두가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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