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위트와 리얼한 주제를 달콤하게 녹여내는 밴드 소란이 올 연말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800석 규모의 이 콘서트는 발매 3분만에 전석 매진되며 소란의 보컬 고영배를 화들짝 놀라게 만들기도 했단다.
"제가 콘서트표를 몇장 사서 가족들에게 선물하려고 했는데, 눈 깜빡할 사이에 자리가 다 없어지는 거예요. 당황스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았죠"라며 고영배는 특유의 잇몸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지난 4월 정규 앨범을 발매한 소란은 타이틀 곡 '살빼지 마요'를 비롯해 10cm의 권정열이 참여한 '미쳤나봐' 등 주옥같은 달콤송으로 리스너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소란의 노래는 듣는 이들을 자연스럽게 힐링해주는 진정한 치료 음악이자 연인들에게는 사랑의 촉매제였다.

이들의 음악은 홍대를 거닐다보면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이에 고영배는 "카페에서 흐르는 음악까지 음원 차트에 반영된다면 아마 우리 순위가 높이 뛰어오를텐데 말이죠"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 홍대 인근에서 만난 소란은 4월 앨범을 발매했을 때보다 훨씬 여유로웠고 음악에 관해 더욱 치열해져 있었다.
"아직은 부족한데 사실 앨범 내기 전과는 많이 달라졌어요. 관객들이 공연도 많이 찾아주고, 지방 공연에서도 큰 성원을 보내주시니까 그 에너지가 고스란히 우리한테 오는 것 같아요. 연말이라 많은 공연과 일정 때문에 바쁘지만 열심히 즐겁게 임하고 있어요."(고영배)
소란은 크든 작든 남들과 같은 공연은 하지 않았다. 이번 연말 공연 역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시상식'을 콘셉트로 잡았단다. 역시 소란다운 발상이다.
"그 전부터 공연에 다양한 시도를 했어요. 팬들이 좋아했죠. 곡 수는 똑같은데 레파토리 때문에 우리 공연 시간은 늘 길더라고요. 이번 연말 공연도 허투루 할 수 없죠. 각 분야별로 연말 시상식처럼 접목해서 진행할 거예요. 우리가 우리에게 상을 주는거죠. 하하."(편유일)

2012년은 소란에게 매우 소중하다. 첫 정규 앨범이 나왔고, 하루도 빠짐 없이 바쁘고 알차게 살아왔다. 이들에게 한 해를 돌아봤을 때 가장 값졌던 순간을 물었다.
"가을에 그린민트 페스티벌 무대가 생각이나요. 올림픽홀에서 했었는데 사람들이 가득 있었고, 우리의 노래에 점프하고 춤추는 모습을 봤을 때 정말 감동이었거든요. 사실 우리 단독 공연으로는 아직 올림픽홀이 무리에요. 그 기회로 인해 새로운 꿈과 도전 의식이 생긴 기회였던 것 같아요."(서면호)
"올 연말에 열리는 단독 공연 매진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죠. 매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울컥 눈물이 나기도 했어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이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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