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삼성과 LG의 트레이드가 성립됐다.
삼성과 LG는 14일 현재윤·김효남·손주인과 김태완·정병곤·노진용을 맞바꾸는 3대3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이로써 삼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내야진에 2루와 3루를 볼 수 있는 주전급 멀티 내야수 김태완을 보강했다. LG 역시 베테랑 포수 부재를 현재윤으로 메웠고 안정된 수비력을 지닌 내야수 손주인을 얻어 센터라인을 두텁게 했다.

트레이드된 선수들이 양 팀 전력의 중심에 있는 이들은 아니다. 작은 움직임으로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흔한 트레이드다. 하지만 주체가 삼성과 LG다. 23년 동안 이뤄지지 않았던 두 팀의 최초 트레이드란 점에서 이번 트레이드는 주목받을 만하다.
삼성과 LG는 전통적 재계 라이벌로서 이전까지 단 한 번도 트레이드에 임하지 않았다. 두 팀은 오직 그라운드서만 마주했고 협상 테이블을 차리는 일은 전무했다. FA제도 원년인 1999년 삼성이 LG 소속이었던 포수 김동수를 FA로 영입했고 이번 겨울 LG가 삼성 불펜투수 정현욱과 FA 계약을 체결한 게 두 팀 선수 이동의 전부였다.
아이러니하게도 LG와 삼성은 오랫동안 상반된 길을 걷고 있다. LG가 1990년 첫 해부터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90년대 2번 우승 4번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달성한 반면, 삼성은 번번이 정상의 문턱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2002년 삼성이 LG를 꺾고 통산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로 양 팀의 운명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삼성은 올해까지 통산 6번 정상에 오르며 2000년대를 대표하는 팀이 됐는데 LG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기나긴 암흑기를 보내는 중이다.
항상 우승을 노리는 삼성과 하위권 탈출을 목표로 삼은 LG. 목표점이 다른 두 팀 사이에서 트레이드가 일어날 확률은 높았지만 재계 라이벌 구도가 긴 시간 동안 트레이드에 두꺼운 벽으로 자리한 것이다.
결국 23년 만에 두 팀의 벽이 허물어진 가운데 이번 일이 삼성·LG 트레이드의 시발점이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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