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트레이드의 가치가 바뀌고 있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12.15 06: 49

올해말 예상치 못했던 트레이드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은 지난달 18일. 이날 넥센이 NC와 투수 임창민, 내야수 차화준을 내주고 투수 김태형을 받는 트레이드에 도장을 찍으면서 2013년을 향한 프로야구팀들의 트레이드 시장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이후 지난달 27일 롯데가 한화로부터 베테랑 장성호를 영입하는 대신 내년 신인 송창현을 내주는 대어급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리고 14일. LG와 삼성이 김태완, 현재윤 등이 포함된 3대3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1982년 프로야구 창설 후 첫 양팀간 트레이드였다.

트레이드의 의미와 경향이 변하고 있다. 1989년 최동원-김시진 트레이드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전까지 트레이드는 팀이 선수를 '버리는' 느낌이 강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당시에 대해 "충격이 너무 커서 야구를 다시 하기 싫을 정도였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트레이드는 확실히 팀에도, 선수들에게도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넥센(김태형)과 한화(송창현)는 양팀 다 즉시전력감을 주면서 한 번도 1군에서 뛰어보지 않은 '미검증' 신인을 트레이드로 영입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지명 때부터, 혹은 그 전부터 눈여겨왔던 선수를 데려오는 또다른 방법을 찾은 것이다.
LG와 삼성이 이번 트레이드를 성공시킨 것도 트레이드가 역효과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트레이드가 실패할 경우를 의식한 '재계 라이벌'은 지금까지 FA 이동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전력을 맞바꾸지 않았다. 그러나 양팀은 이번에 베테랑 포수, 백업 내야수 등 알토란 같은 선수들을 주고 받았다.
이처럼 놀라운 트레이드가 점차 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최근 들어 새 구단이 생기고 FA가 활성화되며 구단이 생각하지 못한 선수들의 이동이 생기자 전력 구상에도 차질이 생기는 일이 늘어났다. 그러나 야구계에서 전력 수급은 신인 지명, 2차 드래프트 외에 다른 길이 별로 없었다.
결국 다른 길을 찾던 팀들은 트레이드에 대해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2009년 김상현(KIA), 지난해 박병호(넥센)와 같은 트레이드 성공 사례가 생기기 시작한 것도 트레이드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한몫 했다. 최근 정말 필요한 전력을 위해 큰 카드를 내미는 적극적인 트레이드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한 선수가 트레이드되자 동료들은 오히려 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는 옛 팀보다 새 팀에서 더 출전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였고 실제로 그는 꾸준히 중용되며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다. 이처럼 최근 프로야구에서 트레이드는 역기능 대신 순기능이 더 돋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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