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vs 부영, ‘10구단 전쟁’ 막 올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2.15 07: 59

10구단을 둘러싼 전선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수원과 전라북도, 그리고 KT와 부영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이 상황에서 10구단 유치를 위해 뛰어든 이석채(67) KT 회장과 이중근(71) 부영그룹 회장이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10구단 창단을 승인했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이사회의 ‘사인’이 떨어짐에 따라 본격적인 10구단 유치 경쟁도 막을 올리게 됐다. 지난달 6일 수원과 KT가 일찌감치 선공을 날린 데 이어 13일에는 전북과 부영이 공식적으로 창단 선포식을 가지며 맞불을 놨다.
양측은 조만간 KBO에 공식 유치 의향서를 낼 계획이다. 그러면 KBO는 엄격한 독립성을 유지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양측의 조건을 면밀하게 따지게 된다. 평가는 크게 두 가지 갈래로 나눠 진행된다. 지자체에 대한 평가, 그리고 창단 기업에 대한 평가다.

이 중 지자체 평가에서는 아주 큰 변별력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수원과 전북의 유치의사가 워낙 확고하고 지원 방안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양측 모두 구장 리모델링 혹은 신축, 장기무상임대, 광고권 등 기업에 대한 수익 보장을 내세웠다. ‘흥행’을 앞세운 수원의 논리와 ‘지역안배’를 강조하는 전북의 논리 또한 팽팽하다.
때문에 기업에 대한 평가에서 승패가 갈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두 기업의 의사결정권자인 이석채 회장과 이중근 회장의 ‘의지’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프로야구 창단에 적지 않은 돈과 노력이 필요한 만큼 의사결정권자의 빠른 결단은 중요한 요소다. 한편으로는 KBO가 내건 “장기적인 비전”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라도 두 회장의 확고한 지원방안이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김성근 감독(현 고양 원더스)을 존경한다”라고 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이석채 KT 회장은 2년 전부터 프로야구 유치를 위해 움직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덩치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 이석채 회장은 “KT는 더 이상 통신 기업이 아니다. 통신 외 다른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으로는 KT 스포츠단을 훌륭하게 운영했던 경험도 장점으로 손꼽힌다. KT 스포츠단의 한 관계자는 “회장님이 취임한 뒤 농구단도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 성적도 좋아졌고 마케팅 측면, 선수들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부분 등 많은 점에서 발전이 있었다. 무엇보다 회장님의 애정이 선수들의 자세를 바꾸는 결정적인 요소가 됐다”라고 떠올렸다.
이에 비해 이중근 회장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이 거의 없었다. 수원-KT에 비하면 전북과의 논의 자체도 다소 늦었다. 그러나 “이제는 문화사업으로 사회에 공헌할 때가 됐다”라는 생각은 확고하다.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중근 회장은 “야구단을 운영할 정도의 금전적 지원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장사를 잘하다 보면 잘 되지 않겠느냐”라며 일각에 제기하는 KT 대세론에 정면으로 받아쳤다.
빠른 의사결정구조도 장점이다. KT는 이사회라는 조직을 무시하기 어렵다. 그러나 부영은 이중근 회장이 전체 주식의 70% 이상을 가지고 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회장님이 욕심이 많으셔서 그런 게 아니라 빠른 일처리를 위해서다. 결정이 내려진 뒤 그 다음날 자재가 공급되지 않으면 회장님의 불호령을 듣는 것이 우리 그룹”이라고 귀띔했다. 전북과의 논의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도 이중근 회장의 이러한 성품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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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부영 회장-이석채 KT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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