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단의 배려 속에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을 해주신 구단 측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나를 받아주신 LG 구단에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삼성에서 LG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현재윤(33, 포수)이 이적 소감을 전했다.
삼성과 LG는 14일 노진용(투수), 김태완, 정병곤(이상 내야수)을 삼성으로 보내고 김효남(투수), 현재윤(포수), 손주인(내야수)을 LG로 보내는 3대3 트레이드를 실시한 바 있다.

신일고와 성균관대를 거쳐 2002년 삼성에 입단한 현재윤은 진갑용의 뒤를 받치는 포수로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소화했다.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구단에서 11년간 뛰면서 많은 걸 보고 배웠다"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LG에 가서도 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38경기에 뛰었던 현재윤은 올 시즌 단 한 번도 1군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아쉬움도 컸지만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그는 "힘든 시간 속에서도 인생을 배우고 철이 들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윤이 LG 이적을 반기는 또다른 이유는 신일고 1년 후배인 봉중근, 김광삼과의 재회 때문. 현재윤은 1997년 봉중근, 김광삼과 함께 청룡기, 황금사자기, 봉황대기 등 신일고의 3관왕 등극을 이끌었다. "1997년의 기적을 다시 한 번 재현하고 싶다. 욕심이 난다"는 게 현재윤의 말이다.
LG는 포수 자원이 취약하다. 그만큼 현재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는 자만하지 않았다.
"(윤)요섭이는 방망이가 워낙 뛰어나고 열심히 하는 포수다. 솔직히 나는 2년간 공백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빨리 경기 감각을 회복해 현장 분위기에 빨리 적응해야 할 것 같다. 주전 확보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상황이다. 요섭이와 (조)윤준이 모두 좋은 가능성과 재능을 가진 후배이기에 솔직히 긴장이 된다".
서울이 고향인 현재윤은 "LG는 내게 마지막 팀이나 다름없다. 이제는 고향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데 유종의 미라면 LG의 포스트시즌 진출 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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