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탄3’, 재밌는 오디션 만든 심사의 기술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12.15 09: 39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3’가 요즘 재밌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실력파 참가자와 함께 심사위원들의 만담에 가까운 심사 덕분이다.
만만치 않은 내공을 가진 김태원, 용감한 형제, 김연우, 김소현이 주고받는 대화와 평가기준의 차이는 흥미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의 이유가 되고 있다. 방송 초반 김태원과 용감한 형제의 대립각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네 사람의 극명한 캐릭터가 한데 어우러지며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된 ‘위대한 탄생3’는 조별평가인 ‘위대한 캠프’ 3주차가 진행된 가운데 심사위원들의 유쾌한 입담이 펼쳐졌다. 이날 방송은 멘토끼리 먹이사슬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상 외로 조용한 카리스마 김연우의 한방이 강했다.

김태원은 2AM의 ‘너도 나처럼’을 부른 ‘맘에 들조’(이학준, 오병길, 한성구, 서영무, 유초롱)에게 “화음은 신의 숨결”이라는 미사여구를 덧붙이며 극찬을 했다.
그동안 오롯이 심사만 하던 김연우가 갑자기 마이크를 잡아들었다. 그는 “김태원의 언변에 깜짝 놀란다. 그런데 이런 분들 중에 사기꾼이 많다.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해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김태원으로부터 “이런 노래 좋아하나? 빠른 노래만 만드는 것 같은데...”라고 구박을 받았던 용감한 형제는 김연우의 도발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김태원은 ‘위대한 탄생3’에서 참가자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용감한 형제에게 말싸움을 거는 일이 많았다. 이렇게 시작되는 두 사람이 음악적인 견해차는 재미를 안겼다.
이날 방송에서도 김태원은 “용감한 형제 어머님은 용감한 형제 낳고 놀라지 않으셨나?”라며 다소 험악하게 생긴 그의 얼굴을 지적했다. 하지만 용감한 형제는 “어렸을 때는 정말 귀여웠다”고 항변했고 김태원은 “역사 왜곡 말라”고 농담을 해서 참가자들의 폭소를 유발했다.
이어 김태원은 참가자들에게 “긴장 풀렸느냐?”고 따뜻하게 물었고 용감한 형제는 “김태원 멘토는 나 놀리는 맛에 산다”고 투덜거렸다. 세 남자가 다소 뼈가 있는 농담을 주고받으면 여자 멘토인 김소현은 여기에 살을 덧붙이거나 박수를 치며 호응을 해서 재미를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들이 다소 실없어 보일지언정 농담을 주고받는 일은 한없이 긴장을 해서 실력발휘를 못하는 참가자들을 위해서다. 그리고 참가자들의 노래를 들은 후에는 그 누구보다도 냉정하게 심사를 하고 발전을 기원하며 따뜻한 조언을 남긴다.
시청자들이 질릴대로 질린 오디션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탄생3’에 리모컨을 고정하는 것은 이들의 대화가 그 어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못지않게 흥미롭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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