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9경기에서 3무6패에 그쳤던 아우크스부르크가 '최하위' 그루이터 퓌르터를 상대로 다 잡은 승리를 놓치며 시즌 2승 사냥에 실패했다. 하지만 결과와는 별개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구자철은 공수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구자철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트롤리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2-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7라운드 그루이터 퓌르트 원정에 선발 출전, 7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반 9분 만에 사샤 묄더스(4호골)가 첫 골을 터트린 아우크스부르크는 후반 24분 불운 속에 동점골을 허용, 1-1 무승부에 그쳤다.
지난 10월 6일 베르더 브레멘를 3-1로 꺾고 첫 승을 신고한 뒤로 9경기에서 3무 6패로 부진했던 아우크스부르크는 또 다시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승점 9점(1승6무10패)을 기록, 17위를 유지했다.

최근 국내 모 축구전문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마르쿠스 바인지를 감독에게 수비형 미드필더 출전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힌 구자철은, 실제 이날 공격형 미드필더나 섀도우 스트라이커 자리를 버리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모습을 드러냈다. 약한 수비를 커버하기 위한 자기 희생적인 선택이었다.
오랜만에 과거 자신의 주포지션으로 돌아간 구자철은 생소할 만도 했지만 90분 동안 엄청난 활동량을 선보이며 1차 저지선과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침착히 수행했다. 공격 시엔 날카로운 패싱력으로 좌우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열어줬고, 수세 때는 플랫4 앞에서 상대 공격을 족족 차단해냈다.
포지션 자체가 수비형 미드필드다 보니 슈팅 찬스를 많이 잡지 못했지만 아우크스부르크로서는 든든한 저지선이었고, 공격포인트 이상으로 빛난 활약이었다.
승리를 챙겼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우크스부르크는 후반 24분 측면의 짧은 크로스가 크로스바에 맞고 문전에서 기다리던 라세 소비에흐(그루이터 퓌르트)에게 연결되며 1-1 무승부에 그치며 전반기를 마치게 됐다. 누구보다 빛났지만 구자철의 활약 역시 아쉬운 무승부 속에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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