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고, 응원한다. 힘내라 두환아".
암 투병으로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전 두산-KIA 내야수 이두환(24). 누구보다 안타까워하고 슬퍼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2006년 쿠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함께 우승을 일궈낸 동기들이다. 힘겹게 투병하고 있는 친구를 위해 동기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김광현(SK) 이용찬·임태훈(두산) 이재곤·이상화·이웅한(롯데) 양현종(KIA) 김남형(넥센) 이준수·임익준(한화) 김재율·이천웅(LG) 김강·김경근(상무) 황인권(전 두산) 전준수(전 KIA) 등 막내 김선빈(KIA)을 제외한 1988년생 동갑내기 17명은 매년 시즌 끝난 후 그들만의 모임을 갖고 돈독한 우애를 다졌고, 올 겨울에는 이두환을 위해 힘을 모은다.

그들은 유독 남다른 우애를 자랑하고 있다. 한 선수는 "고교 때부터 다들 친하게 지냈고, 쿠바 대회에서 힘들게 우승한 덕분에 더욱 돈독해진 것 같다"며 "작년부터는 우리끼리 만나서 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려운 불우이웃을 돕고자 봉사 활동도 시작했다. 그런데 올해는 갑작스럽게 두환이가 아프다. 두환이를 돕기로 동기들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기들은 오는 22일 서울 양재2동에 위치한 '헬로우 바비큐치킨'에서 오후 5시부터 익일 오전 5시까지 자선 일일호프를 개최한다. 동기들 모두 이 자리에 참석, 자신의 애장품을 내놓아 자선 경매 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동기들 중에서도 스타 선수가 있고 그렇지 않은 선수들도 있지만 그런 것을 가리지 않고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애장품을 한데 모았다. 다른 이들의 도움 없이 온전히 그들만의 힘으로 마련하고 진행하는 자리다.
지난해 12월의 뼈암의 일종인 대퇴골두육종이라는 병에 걸린 이두환은 암 세포 전이로 지난달에는 왼쪽 다리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종양이 폐까지 전이돼 있는 상황. 8차례 수술로 힘겨운 투병 생활 중이다. 이 소식을 가장 먼저 알게 된 것도 동기들이었다. 한 선수는 "동기들이 많이 슬퍼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심각할 줄 몰랐다. 수술하면 나을줄 알았는데…"라며 "우리 모두 기도하고 응원하고 있다. 상태가 계속 안 좋아지고 있지만 두환이가 꼭 일어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두환도 친구들의 격려에 힘을 얻고 있다. 그들은 시간이 될 때마다 서울원자력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이두환을 찾아 가고 있다. 동기들 중에서도 정이 많기로 소문난 양현종과 임태훈이 가장 많은 병문안으로 이두환을 위로했다. 이두환도 동기들이 찾아올 때마다 밝은 얼굴로 휠체어를 타고 밖으로 나갈 만큼 활기찬 모습 보인다고. 한 선수는 "누워있어야 하는데도 친구들이 찾아오면 오히려 웃으면서 맞이한다. 우리도 뭔가 해줘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장충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7년 2차 2번 전체 10순위로 두산에 지명돼 입단한 이두환은 거포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2006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4번타자로 활약하며 준결승전 역전 투런포 포함 홈런 3개를 터뜨렸고, 대회 베스트9에도 뽑혔다. 프로 1군에서 14경기에서 26타수 8안타 타율 3할8리 1홈런 6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고, 지난해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지명돼 KIA로 팀을 옮겼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병마에 잡혀 힘겨운 투병 생활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야구선수로는 활동이 어렵지만, 이두환의 야구 열정을 아는 친구들은 그가 꼭 일어서 야구계로 돌아오길 바라고 있다. 이제는 야구인 모두가 도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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