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패배에도 선수들에 "괜찮아, 잘했어"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12.16 08: 38

"괜찮아, 잘했어".
허재 감독의 이야기다.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KCC 허재 감독은 16일 모비스와 경기 막판 작전시간 동안 선수들에게 "잘했어"라는 이야기를 했다. 비록 경기에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올 시즌 KCC는 걱정이 많다. 하승진이 공익근무로 인해 팀을 빠져 나갔다. 또 전태풍은 귀화혼혈선수 규정에 따라 오리온스로 이적했고 강병현은 상무서 군 복무를 하고 있다. 또 추승균은 선수를 그만두고 코치로 보직을 바꿨다.

주전 대부분이 바뀐 상황이다.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허재 감독은 최근 "올 시즌은 유난히 춥네"라면서 자조적인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팀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러 날씨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지만 상황과 맞아 떨어지면서 답답한 심정으로 대변됐다.
하지만 모비스와 경기서는 신인급 선수들의 활약이 이어졌다. 초반부터 체력적으로 많은 활동량을 보인 선수들이 경기 막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박경상은 부상서 회복한 뒤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선보였다.
3점포 뿐만 아니라 고비때 마다 스틸에 성공하며 모비스의 분위기를 흔들어 놨다. 골밑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도 호락호락 내주지 않았다.
빠른 플레이를 통해 상대를 압박한 KCC는 모비스전서 큰 점수차를 뒤집기도 했다. 어렵지 않은 단순한 플레이가 모비스의 플레이를 막아내면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
박경상과 함께 이적생 이한권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자신이 쌓은 경험을 통해 외곽에서 큰 활약을 선보이면서 허재 감독에게 여러가지 도움이 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노력과 이적생 이한권 그리고 팀 운영을 맡은 임재현이 살아나면서 KCC는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선수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허재 감독도 마지막 작전시간에 채찍을 가하는 대신에 당근을 선수들에게 선사했다.
경기가 사실상 넘어간 상황에서 답답할 수 있던 허재 감독은 "괜찮아, 잘했어. 마무리가 되지 않았지만 열심히 했다"면서 선수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모비스전을 통해 KCC가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확인시켰다. KBL의 수준을 떨어트리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장면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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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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