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와 2년 재계약에 성공한 일본인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39)가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대망의 3000안타에 도전한다.
이치로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와 2년간 총액 1300만 달러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필라델피아필리스가 2년간 총액 1400만 달러로 더 좋은 금액을 제시했지만 처음부터 이치로는 양키스 잔류를 원했고, 양키스도 이치로의 요구대로 2년 계약안으로 마음을 붙잡았다. 양키스는 구로다 히로키, 앤디 페티트, 마리아노 리베라 모두 1년 재계약했지만 이치로와는 예외적으로 2년 계약을 했다.
'MLB닷컴' 등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이치로의 2년 계약을 두고 '아직 손에 넣지 않은 월드시리즈 우승과 통산 3000안타를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달성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데뷔한 이치로는 12년 통산 2606안타를 기록 중이다. 3000안타까지는 394개가 남았다.

3000안타는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보증 수표와 다름없는 대기록이다. 역대 28명의 선수가 3000안타를 쳤고, 그 중 도박 파문을 일으킨 피트 로즈와 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난 라파엘 팔메이로 그리고 유일한 현역선수 데릭 지터와 이제 막 명예의 전당 자격을 얻은 크레이그 비지오를 제외한 24명이 모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이치로는 올해 데뷔 후 가장 적은 178개의 안타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7월말 양키스로 트레이드된 후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적 후 67경기에서 227타수 73안타 타율 3할2푼2리 5홈런 27타점 14도루로 활약했다. 이적 전 시애틀과 이적 후 양키스에서 기록한 타율(0.261→0.322)·출루율(0.288→0.340)·장타율(0.353→0.454)에서 비약적인 상승을 보였다.
특히 좌타자에게 유리한 양키스타디움과 함께 앞뒤로 강한 타자들이 많은 양키스 타선 등 여러가지 조건으로 볼 때 부활 조건이 갖춰져있다. 실제로 이치로는 이적 후 양키스타디움 34경기에서 타율 3할5푼9리를 기록했다. 100타수 이상 타자 중에서 최고 기록. 2개월 반 동안 42안타를 친 이치로는 홈경기 OPS(출루율+장타율)에서도 0.949로 팀 내 전체 1위에 올랐다.
이적 후 홈런도 5개로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양키스타디움에서 23.4타수당 1개의 홈런을 쳤다. 이는 26.5타수당 1개의 홈런을 친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상회하는 수치. 우측 담장이 96m로 짧은 편이라 좌타자 이치로의 드라이브성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치로의 3000안타 시기를 더욱 앞당길 수 있는 구장이다.
아울러 주장 지터와의 우호적인 관계와 클럽하우스 분위기도 이치로의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역대 통틀어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3000안타를 친 선수도 지터가 유일하다. 알렉스 로드리게스(2901개)가 두 번째 양키스 소속 선수로 3000안타를 노리는 가운데 이치로도 뒤를 이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완벽히 부활한다면 2년 이내로 충분히 가능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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