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이재우, “내년은 풀타임으로”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2.17 07: 55

“이제는 아프지 않다. 그동안 못 올라갔던 1군 마운드에 자주 올라가고 싶다”.
두 번의 팔꿈치 수술과 재활. 2억원까지 올랐던 연봉은 어느새 1억 미만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재기를 위해 더욱 각오를 불살랐다. 한때 두산 베어스 계투진의 필승 카드로 맹활약했던 이재우(32)의 동기부여는 그만큼 확실하다.
이재우는 2005시즌 홀드왕(28홀드) 타이틀을 따낸 동시에 공익근무 후 복귀 첫 시즌이던 2008년 11승을 올리며 두산 계투진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활약했다. 2009시즌에도 선발-계투를 오가며 주춤하기는 했으나 계투 KILL 라인 맏형으로서 자기 몫을 해낸 선수다.

그러나 2010시즌부터 3년 간 그의 고난이 시작되었다. 4선발로 시작해 첫 경기서 6이닝 무실점 선발승을 거둘 때까지만해도 좋았으나 두 번째 경기서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했다. 결국 그해 8월 미국 LA 조브 클리닉에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갔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1시즌 후반기 복귀를 목표로 몸을 만들던 이재우는 그해 5월 팔꿈치 인대가 다시 끊어지는 불운을 맛보았다. 결국 7월 다시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올 시즌 8월까지 재활 및 2군 시험 등판으로 긴 터널에 있었다. 시즌 막판 비로소 1군 마운드를 밟은 이재우는 3경기 2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경기 감각을 조율했다는 데 위안을 삼아야 했다.
3년 간의 고행은 아쉽게도 연봉 급전직하로까지 이어졌다. 순수 계투로서 사실상 최초로 2억원 연봉 고지(2009년)를 밟았던 이재우였으나 두 번의 수술과 재활로 인해 절반 이상이 깎여나갔다. 이재우가 제시받은 다음 시즌 연봉은 1억 미만이다. 큰 공헌도가 없었던 만큼 이재우는 자신에게 제시된 금액에 순응하며 2013년을 기다렸다.
“3시즌 동안 활약상이 없었던 만큼 연봉 계약으로 씨름을 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다음 시즌 1군에 확실한 공헌이 되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못 나갔던 만큼 이제는 원 없이 내 공을 던지고 싶다. 1군 무대에서 자주 팬들 앞에 인사드리겠다”.
10여 년 전 원정기록원으로 시작해 신고선수 과정을 거쳐 주축 불펜 요원으로까지 우뚝 섰던 이재우. 과거 150km 이상의 광속구는 사라졌으나 안정된 제구력과 포크볼로 타자를 요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이재우다. 그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팔꿈치 수술의 수혜자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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