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성-이재학, NC 마운드 ‘태풍의 눈’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2.17 06: 41

전 소속팀에서 유쾌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던 전도유망한 선후배 사이드암이 다시 만났다. 이들은 파란을 꿈꾸는 신생팀의 핵심 투수들이다.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두산 출신 사이드암 듀오 고창성(28)과 이재학(22)의 시선은 2013시즌 개막을 향해있다.
고창성과 이재학은 1년의 시차를 두고 NC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한 시즌을 재활로 보냈던 이재학은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최근 2시즌 동안 난조를 보이며 아쉬움을 샀던 고창성은 지난 11월 15일 신생팀 지원 특별 드래프트로 NC에 둥지를 틀게 되었다.
둘은 2010년 이재학의 입단 초기에도 유쾌한 신경전을 벌인 사이다. 그해 2라운드 신인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재학은 “(고)창성 선배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1군에서 기회를 얻고 싶다”라는 목표를 세웠고 고창성은 그 이야기에 “맹랑한 녀석 보게”라며 후배가 싫지 않은 듯 웃었던 바 있다. 당시의 고창성은 2009~2010시즌 2년 연속 홀드 2위로 두산 허리를 튼실하게 지키던 살림꾼이다.

2012시즌이 지난 지금 이재학과 고창성은 둘 다 NC 투수진의 필수 요원이 되었다. 올 시즌 이재학은 퓨처스리그에서 15승 2패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하며 다승-평균자책점-승률 1위를 기록했다. 퓨처스리그이기는 해도 속칭 ‘리그를 씹어먹은’ 활약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이재학에 대한 NC의 기대치는 외국인 선발 3인에 이은 4선발로서 꾸준함이다.
반면 고창성은 1군 주전력이 된 이래 가장 안 좋은 성적을 거뒀다. 시즌 전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인해 정상 훈련 소화가 어려웠던 고창성은 올 시즌 21경기 3승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8.62의 성적을 남기는 데 그쳤다. 싱커 성 서클 체인지업의 움직임이 평소만큼 나오지 않았고 시즌 중반에는 SNS로 인한 설화에 휘말리며 구위가 올라오던 순간 다시 2군으로 내려가는 아픔도 겪은 바 있다.
퓨처스리그라도 한 시즌 로테이션을 지킨 피로도가 있던 이재학은 지난 15일 일본 돗토리 재활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재학은 “아픈 곳은 없다. 다음 시즌 NC가 1군에서 첫 시즌을 치르는 만큼 돌풍을 일으키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라는 각오를 비췄다.
이재학의 목표가 팀과 자신의 입신양명이라면 고창성의 키워드는 부활. “새 팀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라며 웃은 고창성은 “창원에 집을 얻는 대신 젊은 선수들 숙소에서 생활하기로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2년 연속 홀드 2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라는 과거의 기억을 잊고 신인의 자세로 1군 무대를 다시 밟겠다는 뜻이다.
사이드암 투수는 오버스로 투수가 갖지 못한 무브먼트을 앞세우고 언더핸드 투수보다 상대적으로 빠른 구속으로 타자를 요리한다.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난 만큼 팀 마다 뛰어난 사이드암 투수의 구비를 원하는 것이 사실. 두산 시절 한솥밥을 먹었고 이제는 당시 소속팀 감독이던 김경문 감독과 함께 돌풍을 꿈꾸는 고창성과 이재학은 열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들은 아니지만 조용한 파괴력을 지닌, NC 투수진 태풍의 눈으로 꼽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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