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월드컵] 첼시·토레스, 망신과 아픔만 갖고 '퇴장'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12.17 06: 45

첼시(잉글랜드)와 페르난도 토레스(28, 스페인)에게는 망신과 아픔만이 남은 대회였다.
첼시가 망신살이 뻗쳤다. 첼시는 지난 16일 일본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서 열린 코린티안스(브라질)과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재팬 2012 결승전에서 0-1로 패배했다. 첼시는 점유율에서 54-46, 슈팅수에서 14-9로 모두 앞섰지만 경기를 주도하지 못하고 코린티안스에 무너졌다.
객관적인 전력상 코린티안스보다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은 첼시로서는 망신을 당한 결승전이다. 첼시의 패배로 코린티안스는 12년 만에 클럽월드컵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또한 유럽축구연맹(UEFA)은 2007년 AC 밀란(이탈리아)의 우승을 시작으로 이어온 연속 우승을 5회서 중단하게 됐다.

첼시의 핵심 스트라이커 토레스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2011년 초 첼시가 야심차게 영입한 토레스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리버풀(잉글랜드)서 보여주던 가공할 득점력과 다르게 지난 2년 반 동안 단 13골(정규리그)에 그쳤다. 하지만 리버풀에서 자신을 지도하던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 최근 첼시에 부임한 이후 조금씩 좋은 모습을 보이며 부활의 날개짓을 시작했다.
특히 토레스는 지난 6일 노르셸란(덴마크)과 UEFA 챔피언스리그서 2골, 선덜랜드와 정규리그서 2골을 넣으며 절정의 골감각을 자랑했다. 일본으로 넘어와 치른 몬테레이(멕시코)와 첫 경기서도 1골을 넣은 토레스는 첼시의 우승으로 자신의 부활을 확실히 알리려 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토레스는 코린티안스와 결승전서 침묵했다. 단순한 부진이 아니었다. 자신이 결정지어야 할 순간마다 기회를 놓쳤다. 토레스는 3번의 슈팅 중 2번이 골대 안으로 향했지만, 골키퍼 카시우에게 막혔다. 또한 절묘한 패스가 들어옴에도 침투 시기를 놓쳐 3번이나 오프사이드로 그치게 했다.
토레스는 존재감이 없었다. 단지 그가 뛰면 뛸수록 상대 골키퍼 카시우가 빛날 뿐이었다. 이날 카시우는 토레스의 슈팅을 비롯해 첼시의 공격을 모두 무산시키며 7개의 선방을 기록했다. 주최측에서도 카시우의 공로를 인정, 카시우를 2012년 클럽월드컵의 최우수선수를 뜻하는 골든볼을 수여할 정도였다.
첼시와 토레스는 클럽월드컵 출전을 최근의 부진을 씻어낼 힐링의 기회로 삼았다. 하지만 그 기회는 오지 않았다. 토레스는 최근 골폭풍이 잊혀질 정도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첼시 또한 3무 3패의 부진 뒤 가져온 3연승의 반전 계기를 다시 무너뜨리게 됐다.
결국 첼시와 토레스에게 클럽월드컵은 망신과 아픔만 가져온 대회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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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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