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에게 2013년은 시작됐다고 분명히 이야기했다. 프로 선수로서 책임을 질 것이라 믿는다".
비활동기간인 12월은 야구선수들에게 가장 한가한 시기다. 공식적으로 구단이 실시하는 단체훈련도 쉬기 때문에 월급이 지급되지 않는 시기이기도 하다.
야구선수들은 쉬어가는 12월,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이 시기에 선수들은 더욱 구슬땀을 흘린다. 보통 1월 초 구단은 선수들을 소집, 몸 상태를 점검한다. 만약 12월에 운동을 하지 않고 허투루 시간을 보냈다면 코칭스태프는 스프링캠프에 갈 만한 몸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해 명단에서 제외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결코 선수들은 12월에 마음놓고 쉴 수 없다. 한 시즌을 돌아보며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야 하며, 또한 1월 초 시작될 소집훈련에 대비해 언제라도 운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때문에 일부 구단은 12월 휴식기간이 지난 뒤 선수들을 대상으로 체력테스트를 실시하기도 하며 KIA같은 경우는 체지방률을 측정해 벌금을 부과하기까지 했다.
롯데의 12월 역시 다른 구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선수들은 각자 본인의 스케줄에 맞춰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 내년 중심타자로 기대를 모으는 전준우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주력하고 있고 군 제대 후 주전 유격수 탈환을 노리는 박기혁은 스프링캠프 합류를 위해 몸 끌어올리기에 한창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신임 김시진 감독의 강력한 메시지 전달이 있었다.
김 감독은 지난달 말 경남 통영에서 있었던 납회식 행사가 끝난 뒤 선수들에게 "12월이 되면 곧 2013년 시즌이 시작되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 또한 "비활동기간에 제대로 운동을 하지 않아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면 주전선수라도 스프링캠프에 데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래서 김 감독은 요즘 매일 사직구장에 나간다. 자율적으로 운동을 하기위해 경기장으로 나오는 선수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는 신인 선수들이 경기장에 많이들 나왔다. 그런데 12월 중순이 되면서 아직 졸업하지 않은 고등학교, 대학교 선수들 시험기간이 겹쳐 요즘은 좀 한가하다"고 말한 김 감독은 "프로 선수라면 자신의 몸에 책임을 져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12월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1월 6일 선수들을 소집, 공식적으로 2013년 시즌 스케줄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이미 머리 속으로 스프링캠프 데려갈 선수들을 1차로 생각해뒀다"면서 "1월 6일에 선수들 몸 상태를 한 번 더 보고 코칭스태프와 상의해 전지훈련 데려갈 선수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모는 예년과 비슷하게 코칭스태프 포함 70명 내외로 구성될 예정이다.
또한 롯데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이판-가고시마로 이어지는 해외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1월 22일 투수조가 김해공항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며 23일 야수조가 곧바로 함께 떠난다.
2013년 공식으로 출범할 '김시진 호'는 일찌감치 달력을 넘기고 미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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