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99승' 롯데 레전드 코칭스태프 발진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2.17 12: 30

대표적인 타력의 팀 롯데 자이언츠가 마운드의 팀으로 변모할 수 있을 것인가.
올 시즌이 끝난 뒤 롯데 코칭스태프는 대대적인 변혁을 겪었다. 일단 김시진(54) 감독이 15대 감독으로 취임했고, 정민태(42) 투수코치가 합류했다. 또한 권영호(58) 수석코치도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고 그동안 2군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던 염종석(39) 투수코치도 처음으로 1군 불펜코치 보직을 맡았다.
쟁쟁한 레전드 투수들이 롯데에 모두 모인 셈이다. 일단 김 감독은 프로야구 초창기를 호령하던 우완투수였다. 가장 성적이 좋았던 1985년에는 좌완 김일융과 원투펀치를 이루며 50승을 합작, 25승 5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2.00으로 마운드를 지배했다.

롯데와도 인연이 적지 않다. 1989년 갑작스럽게 롯데로 트레이드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이후 4시즌을 뛰면서 13승을 추가하고 1992년 은퇴했다. 통산 성적은 124승 73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3.12. 때문에 롯데 감독으로 20년 만에 돌아온 뒤 김 감독은 "롯데가 마지막으로 우승하던 해 크게 활약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이제 감독으로 팀을 우승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김 감독이 프로야구 초창기를 주름잡던 우완 선발투수라면 정 코치는 중반 최고의 우완 선발투수였다. 통산 성적은 124승 96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3.48로 공교롭게도 김 감독과 통산 승수가 같다. 1999년 정 코치가 기록한 20승(7패)은 마지막 토종투수 시즌 20승으로 남아 있다. 넥센에서 김 감독과 함께 젊은투수 육성에 힘썼던 정 코치는 이제 무대를 롯데로 옮겨 마찬가지로 유망주 발굴에 나선다.
김 감독과 정 코치가 선발 레전드라면 권 수석코치는 원조 '소방수'로 이름이 높다. 원년 15승(5패)을 거둘 정도로 뛰어난 선발투수였지만 이후 마무리투수로 전환, 프로야구 통산 최초의 100세이브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56승 49패 100세이브 평균자책점 3.06의 통산성적을 남긴 권 수석코치는 지도자로서 강영식과 손승락 등 뛰어난 불펜투수를 길러내기도 했다.
염 코치는 누구보다 화려하게 프로무대에 데뷔한 이후 긴 세월동안 재활을 거듭하며 투혼을 보여줬다. 롯데의 마지막 우승으로 남아있는 1992년 신인으로 17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 신인왕과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석권했던 염 코치는 이후 어깨와 팔꿈치에 여러 번 수술을 받았다. 2008년 은퇴 때까지 염 코치는 통산 93승 133패 14세이브 평균자책점 3.76을 남겼다.
1군 레전드 투수출신 코칭스태프 4인방의 승리 합계는 397승으로 평균 99승에 이른다. 권 수석코치는 전문 선발투수가 아님에도 4명의 평균 승리가 100승에 육박한다. 새롭게 구축될 롯데 마운드에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미 김 감독은 롯데에 취임하면서 "선발진이 약하다고 느꼈다. 선발진 재건에 힘쓸 것이며 젊은 투수도 많이 길러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상황. 김 감독은 "어떻게 하다보니 1군에 이렇게(권영호, 정민태, 염종석) 모이게 됐다"며 "코칭스태프에게 내가 강조한 건 선수들보다 일찍 나와서 늦게 퇴근하자는 것이다. 각자 자리에서 역할을 한다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그동안 '우승'을 줄기차게 이야기하던 롯데는 이제 '선수육성'을 이야기 한다. 롯데가 1군에 구성한 '투수 레전드 드림팀'이 2013년 기대에 부응할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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