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WBC 참가 고민…대표팀은 설득·차선택 염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2.17 10: 30

류현진 없는 야구대표팀. 쉽게 상상할 수 없다. 류현진도 대표팀도 고민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LA 다저스 류현진(25)이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 여부를 놓고 여전히 고민에 빠져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한 달간 미국 체류 일정을 마치고 돌아 온 그는 WBC 참가 여부에 대해 확답을 피했다. "곧 정해지면 알리겠다"는 것이 전부였다. 12월까지 시간이 남아있지만 고민의 크기는 점점 커져간다.
한 야구인은 "류현진이 여전히 WBC 참가를 놓고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 대표팀은 류현진을 대체할 만한 대안이 없고, 대회 시기를 감안해 투구수 조절로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하고 있다"며 "그러나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첫 해이고, 현지 적응에 비중을 두고 있는 만큼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팀은 여전히 류현진의 참가를 바라고 있다. 코칭스태프 회의에서도 마땅한 왼손 투수가 없다는 게 주된 고민거리. 2009년 WBC에서 에이스 역할을 한 봉중근이 어깨 부상으로 빠졌고, 역시 어깨 재활에 들어간 김광현도 사실상 불참이 예상된다. 봉중근의 자리는 경찰청에서 군복무 중인 장원준으로 대체했지만, 당장 김광현의 자리를 메울 만한 왼손 투수도 없다. 골든글러브 투수 장원삼도 힘으로 윽박지르는 스타일이 아니라 변수가 많다.
확실하게 믿을 만한 왼손 선발투수가 없다는 건 투수진의 조화가 맞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대회 특성상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이 각 보직에서 역할 맡게 되는데 왼손 선발들의 대거 이탈로 어려워졌다. 절대 에이스 류현진이 참가한다면 대표팀의 고민도 해결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이길 수 있는 에이스 카드라는 점에서 대표팀이 쉽게 포기를 못하고 있다. 
한국은 WBC 1~2회 대회에서 돌풍의 주역이었다. 2006년 1회 대회에서 4강에 진출했고, 2009년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WBC는 유일하게 남은 세계대회로 한국야구의 위상을 생각하면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대회라는 게 야구인들의 생각이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6개 국제대회를 모두 개근하며 가장 많은 51⅔이닝을 소화, 5승1패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한 류현진의 존재가치가 크다. 
그러나 류현진에게만 언제까지 목 매고 있을 수는 없다. 대표팀은 동시에 차선택도 염두에 두고 있다. 왼손 투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겠지만, 이것이 마땅치 않다면 오른손 투수 쪽으로 대안을 찾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이미 김진우·노경은 등 오른손 정통파 투수들이 대표팀에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에 스타일이 다른 기교파 투수들이 대체로 선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12월까지 류현진을 포함해 대표팀 최종 명단에 대한 고민을 마칠 계획. 류현진의 고민은 개인적인 것이 아닌 다저스 팀과도 상의해야 할 부분이다. 현실적으로 다저스는 거액을 투자한 선수에게 일말의 불안감을 남기고 싶지 않을게 확실하다. 대표팀은 만에 하나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며 차선택 카드를 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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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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