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에이전트, “돈보다 컵스의 지향점 매력”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2.17 17: 16

“앞으로 2년 간 어떻게 트레이드를 하고 팀을 꾸려갈 것인지를 이야기해주더라. 처음에는 의아했는데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의 지향점과 맞닿는다는 생각이 들어 매력적이었다”.
2014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시카고 컵스. 그리고 현재 팔꿈치 재활 중인 임창용(36)이 제대로 전력투구할 시기도 당장 내년이 아닌 내후년이다. 우승을 위한 퍼즐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컵스가 임창용을 사로잡은 이유였다.
지난 5시즌 동안 일본 센트럴리그팀 야쿠르트의 마무리로서 활약한 임창용은 최근 컵스와 2년 최대 총 500만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지난 7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만큼 임창용은 다음 시즌 개막이 아닌 빠르면 7월 말, 8월 초 쯤 메이저리그 무대에 첫 선을 보이게 될 예정이다. 컵스와 계약을 마친 임창용은 1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임창용과 함께 귀국한 에이전트 박유현씨는 “컵스 측이 18일 오전(한국시간) 공식 입단 발표를 할 예정이다. 따라서 세부 계약 내용은 지금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라고 밝힌 뒤 “원래 입단식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임창용은 ‘메이저리그에 올라간 뒤 입단식을 치르고 싶다’라는 뜻을 밝혀 입단식을 생략하고 돌아왔다”라고 이야기했다. 현재 임창용은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이라 개막 로스터 진입은 불가능하다.
“현재는 마이너리그 선수 신분이지만 몸 상태가 나아진다면 곧바로 메이저리그에 콜업되어 여유있는 상황에서 계투 추격조로도 나설 수 있다는 확답을 받고 왔다”라고 밝힌 박씨는 “금전적인 면보다 우리와 컵스 구단이 지향하는 방향이 일치했다는 점에서 계약을 맺게 되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컵스 측은 2014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면서 향후 2년 간 팀을 어떻게 바꿔갈 것인지 계획도를 제시했다. 처음에는 우리에게 이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의아하기는 했으나 들으면서 구단이 임창용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느꼈다”. 팀 우승을 향한 퍼즐 중 하나로 임창용을 택했다는 점이 선수와 에이전트의 마음을 기울게 한 결정적인 요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한신의 마무리로 임창용과 구원왕 대결을 펼치기도 했던 일본 최고의 마무리 후지카와 규지(32)와의 보직 충돌 여부에 대해 박씨는 “향후 팀 내 경쟁을 통해 임창용이 그 이상의 성과를 낸다면 마무리로서도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컵스 측이 재활 중이라 당장 활용이 힘든 임창용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에 대한 이유를 묻자 박씨는 이렇게 밝혔다.
“내후년 풀타임 시즌을 치러야 앞으로가 더욱 보장되겠지만 사이드암이라는 희소성. 그리고 일본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선수 본인도 초심으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등번호를 0번으로 택했다. 시작은 마이너리그 재활이겠지만 팀 닥터로부터 괜찮다는 평가가 나온다면 곧바로 로스터에 올리겠다는 다짐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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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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