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수원과 전북이 링에 올랐다. 일대 난타전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유효타’를 평가할 심판 구성도 중요해졌다. 조만간 각계 인사를 총망라한 심판진이 구성될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1일 제7차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승인을 결정한 데 이어 17일에는 신규회원 가입신청 공고를 냈다. 쉽게 말해 10구단 창단을 희망하는 신청자들을 모집한다는 뜻이다. 이미 KT와 손을 잡은 수원, 부영과 손을 잡은 전북이 일전을 불사하고 있어 조만간 링 위가 북적댈 전망이다.
수원과 전북은 오는 20일 오후 3시까지 비밀유지확약서를 KBO에 제출해야 한다. KBO 관계자는 “평가 과정에서의 모든 과정을 대외에 알리지 않는다는 약속”이라고 설명했다. 수원과 전북 관계자들은 모두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 곧바로 문서를 작성해 KBO에 제출할 예정”이라는 뜻을 밝혀 이르면 오늘(18일) 중으로 접수가 끝날 수도 있다.

확약서를 제출한 지자체에 한해 KBO는 회원가입안내문을 배부한다. 회원가입안내문에는 가입신청서 양식을 비롯해 제출해야 할 자료 등이 명시되어 있다. 이 안내문을 바탕으로 지자체는 내년 1월 7일 오후 3시까지 회원가입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유치를 위한 모든 자료가 총동원될 전망이다. 추후 프리젠테이션 일정 등은 필요시 KBO가 개별 통보한다.
수원과 전북은 이미 모든 준비를 끝냈다는 설명이다. 서로 승리를 자신하면서 막바지 자료 정리에 들어갔다. 신청서 제출 후에는 이 자료를 검토해 점수를 매길 평가위원회로 모든 공이 넘어간다. 평가위원회는 크게 지자체와 기업으로 나누어 심사하고 자체 결론을 이사회로 넘기게 된다.
KBO 관계자는 “모든 눈이 여기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사회에서 평가위원회의 결론을 뒤집는 일은 없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10구단의 향방은 평가위원회가 쥐고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KBO도 평가위원회 구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KBO 내부인사는 완전히 배제한 채 오직 외부인사로만 평가위원회를 꾸리기로 결정하고 후보를 추리는 중이다. 야구계는 물론 타 방면에서의 전문가들이 대거 합류한다.
인원은 2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공정성이다. 이 관계자는 “나중에 떨어진 쪽에서 이의제기나 뒷말이 나오면 10구단 창단이 늦어질 수 있다. 자료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중요 원칙은 비밀이다. 평가위원들의 신상이 공개되면 직간접적인 압력을 받을 수 있어서다. 평가위원들끼리도 누가 선정됐는지 모르게 하겠다는 것이 KBO의 계획이다.
워낙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외부로부터는 철저하게 격리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이미 야구계와 정관계 인사들이 양쪽으로 갈라지는 흐름이 뚜렷하다. 대선이라는 엄청난 변수도 있는 만큼 외부의 입김이 평가위원회로 불어 닥칠 경우 공정한 심사가 어렵다. KBO 내부에서도 “평가위원회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위원들이 신상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걱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그런 시도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그런 경우 오히려 불이익을 주겠다”라고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KBO의 위신과도 관련된 일이라 이 부분만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겠다는 의지다. 한편으로는 어렵게 잡은 기회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속내도 있다. 10구단 창단을 넘어 이번 사안을 야구계 결집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KBO의 계산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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