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효진-김희진, 女 배구 중심에서 ‘쑥쑥’ 성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2.18 13: 36

상대팀으로서는 말 그대로 높디 높다. 더 무서운 것은 기량이 계속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자배구 대표팀의 주축으로 거듭난 양효진(23, 현대건설)과 김희진(21, IBK기업은행)이 이제는 V-리그까지 접수할 준비를 마쳤다.
외국인 선수 천하인 여자부에서 두 선수는 국내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김희진은 17일 현재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전체 6위, 162점)을 기록 중이다. 그 뒤를 따르는 선수가 양효진(7위, 148점)이다. 중앙 공격수들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블로킹에서도 양효진(세트당 1.03개)과 김희진(0.71개)이 나란히 1·2위에 올라 있다. 단연 도드라지는 활약이다.
원래부터 잘하던 선수들이었지만 성장세는 예상보다 더 가파르다. 스스로의 꾸준한 노력에 런던올림픽 4강이라는 값진 열매까지 흡수한 결과다. 이제는 여자배구의 중심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더 고무적인 것은 단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에서 많은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는 점이다.

블로킹 부문 4연패에 도전하는 양효진은 공격에도 힘이 붙었다. 높은 타점을 이용, 어택 라인을 겨냥해 때리는 오픈이나 시간차 공격에 상대 팀들은 속수무책이다. 박미희 KBSN 해설위원은 “언제, 어떤 타이밍에 공을 때려야 할지 깨달은 모습이다. 공에 힘이 생긴 것도 이 때문이다. 경험이 쌓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위원은 “양효진 정도의 연차가 되면 여유가 생긴다. 배구가 쉬워질 때”라며 활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양효진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김희진은 올 시즌 들어 가장 기량이 향상된 선수로 손꼽힌다. 양효진이 높이를 자랑한다면 김희진은 빠른 발과 힘의 조화가 일품이다. 세터 이효희와 짝을 이루는 이동공격은 찰떡궁합이고 심지어는 백어택까지 펑펑 날리며 팀의 공격 다변화에 일조하고 있다. 박 위원은 “정말 깜짝 놀랄 만큼 성장했다. 올림픽 경험도 있겠지만 이제는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프로선수가 다 됐다. 상대의 움직임을 보는 눈도 뜨였다”고 칭찬했다.
때문에 두 선수 사이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 대결에도 관심이 몰린다. 센터의 최고 덕목인 블로킹에서는 아직 양효진이 앞서 있지만 김희진의 추격도 예사롭지 않다. 1라운드에서 세트당 0.65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던 김희진은 2라운드에서 이 수치를 0.88개까지 끌어올렸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생소함이 사라진 만큼 스스로도 더 좋은 활약을 자신하고 있다. 
반면 양효진은 공격에서 무게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 선수 야나, 붙박이 라이트 황연주보다도 더 믿음직한 공격 옵션으로 자리하고 있다. 지난 15일 도로공사와의 3라운드 첫 경기에서는 팀 내 최다 득점인 24득점에 공격 성공률 65.22%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공격에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 뚜렷했다.
이처럼 두 선수는 서로 상대적으로 약했던 부분을 만회하고 있는 모습이 확연하다. 더욱 더 흥미진진한 경쟁이 예상되는 이유다. 한편으로 색이 다른 두 선수의 동반 성장은 여자배구의 큰 축복임에 틀림 없다. 양효진과 김희진이 코트 뿐만 아니라 여자배구의 중심에서도 쑥쑥 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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