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효 감독은 부산이라는 팀과 가장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했다”.
부산 아이파크가 본격적인 ‘윤성효 체제’에 돌입했다. 부산은 1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서 제18대 윤성효 신임감독 취임식을 가졌다. 안병모 단장과 함께 취임식에 참여한 윤 감독은 이날 같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전통 있는 팀 부산이 저를 감독으로 뽑아주신데 대해 정말 감사드린다. 고향팀인 부산에 가게 돼서 정말 기쁘다”고 취임사를 전했다.
급박하게 결정된 부산행이었다. 13일 안익수 전 감독의 성남행이 확정된 후 후임 사령탑을 찾기 위해 바쁜 주말을 보내야했던 부산은 17일 윤성효 전 수원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닷새만에 이별과 만남이 교차한 셈이다. 선임 과정과 배경, 부산이 ‘윤성효 체제’에 기대하는 비전이 무엇인지가 모두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안 단장은 “안익수 감독이 성남에 가게 된 것은 예기치 않은 상황이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었다”고 운을 뗐다. 부산의 마음이 촉박했던 이유가 있었다. 안 단장을 비롯, 부산 구단 내부에서는 2013시즌이 K리그 역사상 가장 혹독한 시즌이 되리라는 예상이 팽배했다. 스플릿 시스템이 처음으로 도입된 올 해, 강등권이 벌인 혼전을 모두 지켜본 부산이다. 강제강등이 결정돼 사실상 단 한 팀만 강등됐던 이번 시즌보다 2.5팀이 강등되는 내년이 더욱 치열해지리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었다.
결국 부산은 실험적인 선택보다는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면서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감독을 찾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내년 최우선 목표가 생존”이라고 단언한 안 단장은 “실험적인 대학 감독이나 이런 쪽에 대한 고민은 곧장 털어버렸다. 프로 감독, 코치 중 공백기가 길지 않은 사람 중에 고르고자 했다”며 윤 감독을 낙점지은 이유를 밝혔다. 5일 간의 회의와 토론 끝에 최종 후보 명단에 올랐던 윤 감독은 일요일 밤 최종적으로 구단주의 재가를 받아 부산 신임감독으로 결정됐다.
안 단장은 “여러 군데서 윤 감독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최종 낙점 배경에는 윤 감독 스스로 말했듯 ‘수원에서 돈 주고도 얻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했다’는 사실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윤 감독이 강팀 수원을 이끌며 쌓은 경험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부산의 미래를 그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윤 감독을 지켜봐왔고 또 여러 가지로 생각한 것도 있었다”고 말을 이은 안 단장은 “누구나 사람인 이상 완벽하지 않다. 우리가 윤 감독을 모시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지도자가 주어진 환경과 밸런스, 하모니가 맞아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팀에서 잘하다가 또 어떤 팀에서는 못하는 감독이 있으면 그 반대도 있다. 윤 감독은 부산이라는 팀과 가장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했다”고 단호한 믿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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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