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가수들이 출연하는 주류광고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가요계가 이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현아, 구하라, 효린 등이 출연한 모 소주 광고가 인기를 모은데 이어 지난 17일 서울시가 아이돌이 술 광고에 출연하지 않도록 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고, 티아라가 18일 주류 광고 출연에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티아라의 입장은 "막내 아름(19세)을 제외하고 멤버들이 다 성인이지만 청소년 트렌드와 문화에 깊숙이 들어가있는 아이돌 그룹 중 한팀으로서 아이돌 스타의 춤과 노래, 패션, 행동들을 모방하는 청소년들에게 음주문화를 조성할 수 있는 주류 광고에 출연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 티아라는 최근 주류 광고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청소년 모방 문제 뿐만 아니라 소속 연예인 이미지를 우려해 주류 광고를 꺼리는 경우도 있었다. 모 기획사의 경우, 주류 등의 광고는 일체 찍고 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아이돌그룹이 단지 청소년뿐만이 아닌 성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었다는 점에선 주류 광고 출연이 매우 자연스럽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는다.
특히 성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은 가수인 경우, 주류 광고는 이같은 폭넓은 팬층을 입증하는 좋은 기회다. 빅뱅과 2NE1이 대표적인 사례. 빅뱅의 막내 승리를 제외한 네 멤버와 2NE1의 씨엘은 모두 맥주 광고를 찍어서, 이들이 성인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빅뱅은 당시 미성년자였던 승리를 제외하고 광고에 임했다. 씨엘도 올해 한국 나이로 스물 둘로, 성인에 진입한지 꽤 지났기 때문에, 이동욱과 호흡을 맞춰 광고를 찍을 수 있었다.
걸그룹은 10대의 우상으로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기도 하다. 보이그룹과 달리 청소년의 선망의 대상이라기보다는 걸그룹은 삼촌팬을 기반으로 한 대중적인 섹시 가수에 가깝기 때문.
단번에 섹시 스타 반열에 오른 애프터스쿨의 유이가 소주 광고를 통해 특유의 건강미를 재확인한 바있으며, 시크릿도 특유의 친근한 이미지로 소주 광고 모델에 합류했다. 현아, 효린, 구하라는 이효리를 이을 섹시 스타로 지목받으며 파격적인 광고를 만들어냈다. 이 광고에는 선정적이라는 여론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것인만큼 문제 될 게 없다는 의견이 나뉘었다.
20대 초반의 가수들이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광고에 나오는 게 어떤 문제인지 납득할 수 없다는 업계 반응도 있다. 한 관계자는 "주류 광고가 심야 시간에 방송되고, 많이 노출되는 것도 아닌데 인기 가수가 청소년에게 인기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광고에 못 나가는 건 지나친 규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성인인 가수가 성인 대상의 광고에 출연하는 게 무슨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청소년 음주 문화는 다른 방법으로 풀어야지, 가수가 광고에 안나온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서울시는 "주류 광고를 통해 자주 노출되는 연예인 22명 중 17명이 아이돌인 환경이 청소년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10대 우상인 아이돌이 주류 광고에 출연하면 청소년들이 술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좋은 이미지로 인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ri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