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윤성효 앞에 놓인 두 가지 '생존' 과제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12.19 06: 59

윤성효(50) 감독의 새 출발 앞에 두 가지 과제가 놓였다. 하나는 더욱 치열해질 강등제 속에서 팀의 생존이고, 또 하나는 가혹한 감독 교체의 칼바람 속 자신의 생존이다.
부산 아이파크가 본격적인 ‘윤성효 체제’에 돌입했다. 부산은 1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서 제 18대 윤성효 신임감독 취임식을 가졌다. 안병모 단장과 함께 취임식에 참여한 윤 감독은 이날 같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전통 있는 팀 부산이 저를 감독으로 뽑아주신데 대해 정말 감사드린다. 고향팀인 부산에 가게 돼서 정말 기쁘다”고 취임사를 전했다.
수원 삼성 감독직에서 물러난 후 재충전의 시기를 가지려던 윤 감독은 생각보다 빨리 ‘재취업’을 하게 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수원에서 실패한 감독을 왜 데려오느냐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부산 측은 “K리그 출범 이후 역대 최고로 경쟁이 치열한 한 해가 될 것이다. 목표인 생존을 위해 실험적인 감독보다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며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감독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서 새로 도전에 임하는 윤 감독은 또 하나의 ‘생존’ 과제를 안게 됐다. 바로 감독으로서 자신의 생존문제다. 초대 장운수 감독(1981~1983)부터 17대 안익수 감독(2010~2012)에 이르기까지, 부산은 감독대행 포함 총 22명의 감독과 함께 했다. 하지만 감독들의 임기는 하나같이 짧았다. 가장 오래 부산의 지휘봉을 잡았던 감독은 이안 포터필드 감독(2002~2006)으로 햇수로 4년 동안 팀을 이끌었다. 부산 감독들의 평균 임기는 1.5년이 채 되지 않는다.
자연히 부산 팬들은 감독 교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안익수 감독의 성남행이 확정되고 닷새만에 윤성효 감독이 부임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부산 공식 홈페이지는 성난 팬들의 항의글로 뒤덮였다.
윤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감독 교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새로 팀을 맡아 이끌어야할 윤 감독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윤 감독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결국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잘해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 견해를 일축했다.
윤 감독은 “팬이 바라는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선수들과 제가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 조직력이 있는 팀으로서 납득할 수 있는 플레이가 나온다면 그런 부분은 사라질 것”이라며 “부산팬들이 한 사람이라도 더 운동장에 찾아올 수 있는 그런 플레이를 보여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 자리에 동석한 안 단장 역시 “홈페이지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데 상당 부분이 우려 섞인 내용이고 그보다 강도 높은 이야기도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그 바탕에는 팀에 대한 애정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안 단장은 “이미 결정된 이상 다른 소리를 하기보다 지켜봐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결과는 윤 감독이 보여주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운동장에서 볼 수 있는 그날까지 애정어린 시선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하며 “윤 감독이 운동장에서, 그것도 고향땅에서 자신의 뜻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있는 여건 하에서 최선을 다해 함께 손잡고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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