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산증인' 한웅수, "축구는 영원한 나의 동반자"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12.19 08: 00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러나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겠다는 의지는 강했다. 자신이 갖춘 경험이 한국의 프로스포츠에 흔치 않은 전문가인 한웅수 FC 서울 전 단장은 뚜렷한 목표를 세웠다.
지난 4일 정기인사에서 구단 자문으로 임명돼 일선에서 물러난 한 전 단장은 갑작스럽게 현직을 떠나면서 안타까운 심정이 가득했다. 그러나 서울이 K리그 명문구단으로 자리잡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강조했다.
18일 OSEN과 만난 한 전 단장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많은 관중으로 가득차고 하늘을 찌를 듯한 서포터스의 응원이 울려 퍼질 때면 정말 가슴이 뭉클했다. 우승을 거두고 일선에서 물러나게 돼 발걸음이 가볍다"고 말했다. 

1982년 대한생명에 입사한 그는 최순영 대한축구협회장 시절 축구와 연을 맺었다. 대한축구협회에 파견됐다. 서울의 전신인 럭키금성의 창단 때 입사해 운영과장, 사무국장, 부단장, 단장, 최고운영책임자를 역임했다. 단장으로서 2004년 연고지를 안양에서 서울로 옮기는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을 완수했다.
서울의 명문 입지를 다졌을 뿐만 아니라 프로축구에서 가장 조직적인 마케팅을 구사한다는 평가도 들었다. 한 전무는 프로배구 GS칼텍스의 단장으로서 2007-2008시즌 챔피언 등극을 이끌기도 했다. 그리고 한 전 단장은 올해 최고운영책임자가 돼 FC서울, GS칼텍스, 미래기획단을 총괄해 전반적 운영을 맡았다.
한 전 단장의 지난 30년은 FC 서울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럭키금성 황소 축구단, 안양 LG 치타스에 이어 FC 서울로 구단이 변모할 때마다 그 중심에 그가 있었다.
허창수 구단주에게 수도 서울로 구단의 연고 이전을 건의하고 이를 관철시키며 프로축구의 서울 시대를 다시 연 주역이기도 하다. 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연고 이전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FC 서울은 몇 년 새 최고의 명문 구단이 됐다.
서울은 선수단 관리, 구단 운영, 마케팅, 관중 유치 등에서 다른 구단의 모범이 되며 K리그를 이끌고 있다. 2010년에 이어 올해도 K리그 정상에 올랐다. 또 서울은 관중에서도 16개 구단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한 전당이 걸어온 길은 단순히 서울의 역사가 아니다. 한국 프로축구사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 현직에서 물러난 뒤 한 전 단장에게 대학들의 강의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머리속에 남아 있는 것 보다는 후진양성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 전 단장은 다시 한번 한국 축구에 봉사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한 전 단장은 "당분간은 아무 생각없이 쉬고 싶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빨리 축구계로 돌아오라고 하신다. 그동안 배운 것을  버리면 안된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배운 것을 봉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10bird@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