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정말 다를 것인가.
한화가 새 외국인 투수 대나 이브랜드(29)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한화는 '외국인투수 잔혹사'라 불릴 만큼 외국인 투수는 유독 실패 사례가 많았다. 외국인 두 자릿수 승리는 2007년 세드릭 바워스(11승)가 유일하다. 최근 몇년간 거듭된 외국인 투수 농사 실패로 어려움을 자초했다. 하지만 실제 몸값 논란을 일으키며 떠들석하게 데려온 이브랜드에는 상당한 자신감 갖고 있다. 1년을 꾸준히 공들여온 선수로 성공 요소가 많다.
▲ 30세 현역 메이저리거

이브랜드는 2005년부터 올해까지 8년 연속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랐다. 매년 꾸준히 빅·리그 콜업을 받을 정도로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한화 역사를 통틀어도 이브랜드의 빅리그 경력이 가장 화려하다. 빅리그 통산 114경기 중 61경기를 선발로 나오는 등 19승25패1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5.46. 올해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선발 2경기 포함 14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했다. 매년 빅리그의 부름을 받는 투수라면 마이너리그 성적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마이너리그 통산 166경기 56승39패16세이브 평균자책 3.48. 올해 트리플A에서도 5승5패 평균자책 3.48를 기록했다. 비록 빅리그 풀타임은 2008년이 유일하지만 전형적인 'AAAA'형 투수로 해외 리그에서는 많은 눈독을 들였다. 이미 한국에서도 오픈된 투수였고, 한화가 1년간 꾸준한 관심과 설득으로 기어이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내년이면 만 30세로 전성기가 지난 명성 높은 빅리거 출신들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다. 타구단 관계자도 "이브랜드는 한국·일본 등 여러 팀들에서 관심 가진 선수다. 한국에서 통할 스타일로 최소한의 활약이 보장된다"고 평가했다.
▲ 다양한 구종, 안정된 컨트롤
한화 관계자는 "이브랜드의 강점은 투심·커터·슬라이더·체인지업·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큰 차이 없이 던진다는데 있다. 그 날 컨디션에 따라 제구 잘 되는 구종을 경기별로 선택해서 쓴다"고 설명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이브랜드는 포심 패스트볼비율이 19.6%에 불과했지만 투심패스트볼(30.1%) 슬라이더(28.0%) 체인지업(9.4%) 커터(9.0%) 커브(1.8%) 등 다양한 공을 구사했다. 싱커성 직구를 중심으로 변화가 많은 공을 던지는데 이를 바탕으로 땅볼 유도에 능하다. 통산 땅볼-뜬공 비율이 메이저리그에서는 1.55, 마이너리그에서는 1.95를 기록했다.
한화 관계자는 "다양한 구종을 던질수 있다는 점은 분석이 많은 한국야구에서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기에 안정된 제구력도 강점이다. 통산 9이닝당 볼넷이 메이저리그에서는 4.4개였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3.0개에 불과하다. 다양한 구종과 안정된 컨트롤은 '피네스 피처' 유형이지만, 이브랜드는 꽤 빠른 공을 던진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된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이브랜드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9.2마일(143.6km)이었는데 왼손의 이점을 감안하면 빠른 스피드. 트리플A 시절 그의 투구를 지켜본 관계자는 "선발로 꾸준히 145km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나온다"고 증언했다.
▲ 한화가 꼭 찾아온 이닝이터
한화가 이브랜드를 눈여겨본 건 이닝이터로서의 가능성 때문이다. 한화는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 박찬호의 은퇴, 양훈의 군입대로 선발 3명이 한꺼번에 빠졌다. 한화는 "투수진에서 빠져나간 전력이 많은 만큼 확실한 이닝이터가 필요했다. 6회를 던지고 내려와도 그 이후를 장담할 수 없다.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한 방을 맞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브랜드는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발 시즌이었던 2008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29경기-168이닝으로 평균 5.8이닝을 던졌다. 트리플A에서도 최근 2년간 평균 6.1이닝 소화했다. 한화는 지난해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부터 이브랜드를 유심히 지켜봤고, 인터뷰를 통해 그의 심리적인 부분도 확인했다. 적당한 자신감과 쉽게 흥분하지 않는 성격과 진지함이라면 한국에서 어떤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아울러 한화는 "몸 상태도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이브랜드는 선수생활 동안 큰 부상이 없었다. 2007년 왼손 중지, 2011년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제외하면 투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팔꿈치와 어깨 부상이 전무했다. 여기에 올해부터 패스트볼 구속이 향상되고 있다는 점도 한화가 이브랜드의 성공을 확신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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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