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있는 로맨틱코미디 ‘반창꼬’, 관전포인트 3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2.12.19 08: 08

[OSEN=정유진 인턴기자] 고비드와 청순효주의 사랑 이야기라니. 비주얼이라면 두 사람 모두 대한민국 최고지만, 그런 둘의 만남은 어쩐지 너무 전형적이라 심심하고 평범할 것 같다. 게다가 제목은 ‘반창고’ 아닌 ‘반창꼬’다. 정통멜로를 기대하는 관객들에게는 오히려 ‘유치한 영화 아닐까’라는 불안감을 몰고 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건 다 영화 ‘반창꼬’를 보기 전의 말이다. 성공하는 영화들이 그렇듯 ‘반창꼬’ 역시 겉으로 보이는 것을 뛰어넘는 반전의 매력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정숙해(?) 보이지만 반전있는 영화 ‘반창꼬’의 관전포인트는 무엇일까?
1.생동하는 여자 캐릭터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이 재미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개성 강하고 매력적인 여자 주인공의 캐릭터 때문이었다. 보통의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의 여주인공들이 전형적이고 평범하거나 혹은 영화가 전개될수록 기능적이고 수동적인 캐릭터로 변해 맥 빠지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여자 캐릭터가 영화의 끝까지 자신의 개성을 잃지 않고 살아있는 모습으로 극을 이끈 경우다. ‘반창꼬’에서 한효주가 연기한 미수 역시 이런 살아있는 캐릭터를 선보인다.

극 중 미수는 거침없고 예측 불가능한 막무가내 성격이다. 자신을 거부하는 남자에게 전혀 주눅 들지 않고 막무가내로 들이대는가 하면 거침없이 욕을 내뱉는 털털한 매력을 갖고 있다. 때로는 여우같은 모습으로 애정공세를 펼친다. 영화 ‘광해’나 드라마 ‘찬란한 유산’, ‘동이’ 등에서 보였던 단아함과 청순함의 대명사 한효주의 흔적은 씻은 듯이 찾아볼 수 없다. 배우는 혹시 캐릭터가 본모습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로 개성 넘치고 잘 맞는 옷을 새로 차려 입었다. 신선하다. 연출을 맡은 정기훈 감독은 전작 ‘애자’에서도 여성캐릭터 표현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던 만큼 이번에도 자신의 장기를 십분 발휘한 것이 눈에 띈다.
2.만화적인 설정+신파감성의 적절한 조합
일단 ‘반창꼬’가 다른 영화보다 신선한 느낌을 주는 이유는 의외의 것에서 갈등이 해결되는 만화적인 설정들이 곳곳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그런 만화적 설정의 최고봉이다. ‘반창꼬’를 보는 내내 웃을 수 있는 이유는 이런 만화적인 설정으로부터 나오는 코미디적 요소의 역할이 컸다.
또한 ‘반창꼬’ 속에는 후반부로 갈수록 관객의 눈물을 뽑아내는 신파적인 장면들이 많다. 두 남녀가 술을 마시며 각자의 상처를 대면하고 위로하는 장면은 두 배우의 연기력과 더불어 영화에 진정성을 부여한다. 즉 영화는 만화적 설정으로 특유의 산뜻함과 재미를 놓치지 않았고, 동시에 감정선이 살아있는 장면들로 멜로 영화만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또한 적절히 조합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영화인 셈.
3.개성파 배우들의 앙상블
두 주인공의 연기는 안정적일 뿐 아니라 각자 자신의 기존 이미지와는 반대의 역할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창조한 한효주와 부인을 살려내지 못한 상처로 인해 무모하고 거칠어진 남자 강일을 그려낸 고수의 연기력은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영화는 두 주인공 외에도 여러명의 개성파 배우들이 등장, 한 팀을 이뤄 멋진 앙상블을 만들어 낸다. 마동석, 김성오, 쥬니가 그 예.
마동석은 전작들의 거친 이미지를 탈피, 따뜻하고 우직한 소방대장 역을 맡았다. 그는 극 중 사고현장에서는 소방대원들을 이끄는 카리스마를 발휘하다가도 작은 상처 하나에 엄살을 피우거나 미모의 여자 앞에만 서면 약해지는 순수한 모습의 캐릭터를 표현해 웃음을 선사한다.
김성오와 쥬니 역시 커플을 이뤄 영화 속 감초 역을 톡톡히 해낸다. 화려한 말빨과 유머러스한 매력을 갖춘 소방대원들의 분위기 메이커인 용수와 그를 일편단심 사랑하는 현경 역을 맡은 이들은 영화 내내 귀여운 러브라인으로 즐거움을 준다. ‘반창꼬’의 명대사 중 하나는 김성오의 입에서 나왔다. “빕스 가자”.
그런가하면 영화 ‘와일드 카드’에 함께 출연했던 정진영과 양동근이 영화 속 설정 그대로 형사 콤비로 등장한 것도 눈길을 끈다. ‘와일드 카드’ 촬영 당시 조감독이었던 정기훈 감독과의 인연과 친분으로 ‘반창꼬’에 우정 출연한 두 사람은 특유의 익살스러운 연기로 영화에 활기를 더한다. 
한편 ‘반창꼬’는 사람을 살리는 직업을 가진 두 남녀 강일과 미수가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고 위로해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소방 대원들의 평범하지만 따뜻한 일상을 그려내고 있으며, 동시에 다양한 구조현장의 모습을 연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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