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 동안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이 고착화되면서 '포스트시즌이 재미없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4개 팀(삼성, SK, 롯데, 두산) 중 두산을 제외한 세 팀은 지난해에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두산도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가을 무대를 밟아온 만큼 가을야구의 단골 손님이다. 그중 삼성, SK는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만나 그들만의 가을 잔치를 즐겼다.
내년 포스트시즌 판도가 바뀔 수 있을까. NC가 내년부터 1군에 합류하는 가운데 9개 팀 중 나머지 5개 팀이 전력 상승을 이뤄야 막강한 네 팀을 제치고 올라올 수 있다. 그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는 팀은 KIA다.

나머지 팀 중 가장 최근(2009년) 우승을 맛본 KIA는 올해도 서재응, 김진우, 헨리 소사 등 가장 안정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자랑했다. 문제는 타선의 줄부상. 이범호, 김상현, 최희섭이 한 번도 같이 뛰어본 적이 없다. 이 셋만 나란히 라인업에 들어있다면 타팀 투수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타선이 된다. 이용규의 부활과 FA 김주찬의 활약도 필요하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는 것은 넥센. 올해 박병호, 강정호, 서건창이 최고의 한 해를 보내며 팀에 골든글러브를 세 개나 선사했지만 팀은 6위에 그쳤다. 이 세 명을 빼면 2할2푼에 불과한 팀 타율과 끝까지 안심할 수 없게 만드는 불안한 불펜진이 문제다. 올 겨울 큰 전력 보강은 없었지만 젊은 선수들이 올해 쌓은 '경험'이 중요하다.
LG는 정성훈, 이진영(각 34억원), 정현욱(28억원)과 FA 계약을 맺으며 큰 돈을 썼다. 그러나 문제는 선발감이 없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외국인 투수 문제도 불안한 가운데 토종 선발을 키워내야 한다. 한화 역시 류현진(해외 진출), 박찬호(은퇴), 양훈(군입대)이 한꺼번에 전력에서 빠진 가운데 선발감을 찾아야 한다.
NC도 넥센 못지 않은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FA로 이호준, 이현곤 등을 영입했고 특별지명에서도 이승호, 김태군, 모창민, 조영훈 등 쏠쏠한 즉시전력감을 뽑았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리스크가 크고 어린 선수들의 경험이 부족한 것과 다른 팀들이 승을 쌓기 위해 에이스를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야구는 많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뤄야 하기 때문에 한 팀의 전력이 단기간에 상승하기는 쉽지 않다. 야구계 원로 인사는 "당분간 삼성과 SK의 시대가 계속 될 것이다. 다만 KIA가 강한 전력을 갖고 있어 무서운 팀"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야구의 매력. 내년 9구단 체제로 바뀌는 가운데 가을야구에서도 누가 그 매력을 발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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