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등산 예찬론을 펼치는 까닭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12.20 06: 40

'빅보이' 이대호(30, 오릭스)는 등산 예찬론자. 등산 만큼 효과적인 훈련은 없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대호가 등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 건 7년 전 부터다. 2004년 20개의 아치를 쏘아 올리며 거인 군단의 차세대 거포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대호는 이듬해 타율 2할6푼6리(447타수 119안타) 21홈런 80타점 53득점으로 한 단계 향상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만족할 만큼의 성적은 아니었다. 매서운 타격감을 뽐내기 위해서는 체중 감량은 필수 요건. 그는 경남 양산의 통도사에 머무르며 산행을 통해 체중 조절과 하체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겨우내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던 그는 2006년 홈런, 타율, 타점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획득하며 1984년 이만수(당시 삼성)에 이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바 있다. 이 모든 게 '등산 효과'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은 이대호는 오릭스와 2년 계약을 체결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산에 오르며 일본 무대 평정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결과는 대성공. 이대호는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장하면서 타율 2할8푼6리(525타수 150안타) 24홈런 91타점 54득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퍼시픽리그 타점 부문 1위에 오르는 기쁨을 누리기도.
올 겨울에도 변함없이 산에 오르며 하체 근력을 키우고 있다. A클래스 타자의 잣대이기도 한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하기 위해 파워 향상은 필수. 탄탄한 하체에서 뿜어 나오는 장타 능력을 앞세워 일본 무대에서도 거포의 위용을 마음껏 뽐낼 기세다.
야구는 대표적인 멘탈 스포츠. 등산은 체력 향상 뿐만 아니라 정신 수양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이대호의 설명. 그는 "산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나를 반겨준다"고 미소를 지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산에 오르며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이대호가 등산 효과를 앞세워 일본 무대에서도 정상 고지를 밟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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