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보은제약 등 창단, 실업야구리그 활성화될까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2.12.20 06: 37

충북 보은에서 건강 음료 '레디조'를 생산하는 보은제약㈜이 실업야구단을 12월 20일 창단합니다. 보은제약㈜의 창단 감독은 김정택(60) 전 상무 감독이 맡습니다. 선수는 KIA 출신 플레이닝코치 포함 41명입니다. 이들은 연봉 2,000만원을 받으며 야구와 함께 회사의 정규 업무도 참여해 1950~90년대의 실업야구팀과 같은 형식으로 근무합니다.
보은제약 팀은 내년부터 실업리그에 참가할 방침이고 우수선수를 선발해 퓨처스 리그에 진출 시키려는 계획입니다.
이번 실업야구팀 발족을 이끈 E&S Company도 조만간 팀을 창단할 예정입니다. 스포츠 에이전트와 매니지먼트, 재활병원, 유통회사를 운영하는 E&S 역시 비슷한 규모로 실업팀을 운영하는데 프로야구 코치 출신이 사령탑을 맡으며 선수들은 직업교육을 통해 간호조무사 자격을 따내 회사 근무도 병행합니다.

E&S에서 실업야구리그 발족을 담당하고 있는 김상택씨는 “프로야구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들에게 도전 기회를 주고 직업도 가질 기회를 마련했다.”면서 “본래는 5개팀을 만들려고 했는데 막상 선수들을 트라이 아웃(선수선발 테스트 지명)을 해보니까 선수들이 직업과 병행하는 것을 기피하는 선수들이 의외로 많이 나타나 일단 두 팀을 구성해 내년부터 리그를 실시하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테스트에 참가한 선수 중 절반 가까이가 독립리그의 고양 원더스처럼 훈련과 대회에만 매진하고 업무에 근무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고양 원더스는 현재 30여명 선수에게 연봉 1,000만원 가량을 지급하고 별도의 회사 업무는 없이 프로에 갈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국내 실업야구는 60년대 전성기 시절 14개 팀이 경쟁을 벌여 성인 스포츠 중 최고 인기를 모았지만 프로 출범 이후 팀 해체가 가속화했고 지난 2003년 한국전력이 없어지면 상무와 제일유리 단 두 팀만 남으며 사실상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실업야구의 소멸은 아마 뿐 아니라 프로야구에도 치명타를 입혀 야구 선수들이 고교, 대학 졸업 후 취업할 곳이 프로구단 한 군데 뿐으로 좁아지는 상황이 돼 갈 길 없는 실업자가 대량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마야구를 주관하는 대한야구협회는 그동안 성인야구 재건을 모색했으나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수백개의 사회인 야구팀 중 어느 정도 재정 능력이 있는 기업체 팀을 20∼60개 팀 정도 선별, 협회가 리그로 구성하고 대회를 활기 있게 개최하는 방안도 강구하다가 지난 2011년 1월 19일 야구협회로부터 사회인야구를 확대해 실업연맹이 산하 준회원 단체 승인을 받았지만 전과 같은 실업리그는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2011년 8월엔 충남 논산시가 대한야구협회에서 10년 만에 부활시킨 실업야구리그에 참가할 수 있는 세미프로급 시민야구단 창단 지원 프로그램의 첫 수혜 지자체로 결정돼 논산시민야구단을 창단하기도 했으나 후속 팀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당시 논산시팀은 지역의 한민대 야구부를 비롯하여 단국대, 홍익대, 공주고, 북일고 등 충남 연고 고교, 대학 출신 야구선수를 동양강철, 현대알루미늄, MSP에너지와 IT업체 등 실업야구 후원기업들이 분담하여 채용했습니다.   
새로 등장하는 보은제약과 E&S Company 실업팀이 수많은 선수들의 진로 개척에 도움이 되고 실업야구 연맹전이 실시되는데 한 몫을 하기를 바랍니다. 또 이번 트라이 아웃을 통해 나타난 실업야구팀 기피 현상이 사라지고 지나치게 높은 꿈 대신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선수들의 사고방식이 정착됐으면 좋겠습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실업야구팀을 창단한 보은제약의 초대 사령탑을 맡은 김정택 전 상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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