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렇게 한 해가 지나간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송승준(32)은 올 시즌을 돌이켜 보며 아쉬운 듯 한 마디 내뱉었다.
송승준은 28차례 마운드에 올랐지만 7승 11패(평균자책점 3.31)로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성적으로 보면 아쉬움이 많다. 4년간 해왔던 두 자릿수 승리를 이어가지 못했고 전반기 때 너무 부진했었다. 그러고 보면 해마다 전반기 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시즌 내내 왼쪽 고관절 통증에 시달렸던 그는 일본 돗토리현의 월드윙 트레이닝 센터에서 회복 훈련을 하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성과를 얻었다. "돗토리 훈련 때 고관절 강화 훈련에 중점을 뒀는데 많이 유연해졌다. 그렇지만 만성이 돼 꾸준히 해야 내년 시즌을 치를 수 있다".
롯데는 김시진 감독을 비롯해 권영호 수석 코치, 정민태 투수 코치, 염종석 불펜 코치 등 레전드 투수 출신 지도자를 대거 중용하면서 마운드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투수 출신 사령탑의 부임은 송승준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듯.
그는 "현역 시절에 화려했던 스타 출신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오셔서 많이 배우는 것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나 스스로 빨리 깨우쳐 극복하는 것"이라고 자신과의 싸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을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송승준은 2008년부터 4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다. 올 시즌 롯데 구단 투수 가운데 최초로 5년 연속 두 자릿수 사냥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고배를 마셨다.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새로운 기회로 여겼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보겠다. 4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더라면 5년 연속 기록에 도전했겠지만 5년 연속 10승 달성이 무산되면서 느낀 부분도 많다. 그리고 또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점에서 내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이 딱이었다.
전반기 때 4승 8패(평균자책점 4.37)로 부진했던 송승준은 후반기 들어 3승 3패(평균자책점 1.92)로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다음 시즌을 위한 희망을 던졌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승준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항상 시즌을 시작하면서 전년도 마지막 등판을 생각한다. 올해 같은 경우에는 아시아 시리즈가 마지막 등판이었는데 좋은 느낌으로 마쳐 만족한다. 물론 새롭게 몸을 만들면서 다를 수 있겠지만 그때 그 기분을 이어간다고 생각하니 마음은 편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승선에 강한 의욕을 보였던 그는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해외파 출신 투수로서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밟고 싶다는 그의 꿈은 무산되고 말았지만 다음을 기약했다.
"냉정하게 말해 지금 내 이름이 없는 건 내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생각했을때 내 실력이 출중하다고 인정받았다면 당연히 뽑혔겠지만 이름이 없다는 건 아직 부족하다는 의미다. 나보다 더 좋은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국위선양에도 도움이 되기에 개의치 않는다".
그러면서도 송승준은 "실력이 된다면 언젠가는 뽑힐 수 있으니 실력을 더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김시진 감독은 사령탑 부임 직후 "선발진 강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08년부터 선발진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송승준 또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토종 선발 투수로서 고군분투했던 과거와는 달리 조정훈이 병역 의무를 마치고 복귀할 예정이며 이용훈이 부상 악령을 떨쳐낸 만큼 선발진이 한층 탄탄해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송승준의 내년 시즌 목표는 30차례 선발 등판. "10승을 거두겠다",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싶다"는 등 일반적인 목표와는 사뭇 달랐다. 하지만 30차례 선발 등판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선발 투수로서 30경기에 등판하기 위해서는 부상이 없어야 하고 꾸준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떻게든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완봉승을 거두고 그러면 좋겠지만 잘 던지지 못하더라도 등판 날짜를 거르지 않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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