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창꼬'(19일 개봉, 정기훈 감독)가 정통 멜로와 로맨틱코미디를 넘나드는 독특한 재미를 선사해 눈길을 끈다.
'반창꼬'는 아내를 잃은 아픔을 지닌 소방관 강일(고수)과 치명적 실수로 병원에서 잘릴 위기에 놓은 의사 미수(한효주)가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고 위로해가며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독특한 캐릭터와 감각적인 대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사랑을 통해 스스로의 아픔을 치유해갈 뿐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돌아보게 만드는 12월 '힐링 멜로'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관객의 흥미를 돋우는 점은 이 영화가 정통 멜로의 감성과 로맨틱코미디의 발랄하고 유쾌한 면모를 동시에 지녔다는 점.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가는 두 남녀의 사랑과 이별은 눈물샘을 자극하며 감정을 휘몰아치케 만들다가도, 순간 순간 나오는 만화적 설정에 폭소를 터뜨리게 된다.
이런 두 장르의 혼합은 여주인공 미수 캐릭터의 이중성만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미수의 강일을 향한 거침없는 들이대기는 '뭐 저런 여자가 다 있어?'라는 의아함을 안기지만 그는 한 순간 '세상에 없는 사랑스러운 여자'로 돌변한다. 관객들은 미수의 깜찍한 도발에 꺄르르 웃다가 그녀의 변화된 모습을 보며 어느 순간 마음 한 켠이 찌르르해지는 감동을 느끼게 된다.
미수 외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 때문에 잃었다는 자괴감과 죄책감에 살아가는 강일이 다른 사람을 마음에 받아들이는 과정은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며, 영화 속 모든 멜로 라인에 있는 남녀들은 진중한 멜로의 감성으로 로맨틱코미디의 몸짓과 대사를 펼친다. 영화는 엔딩까지 두 장르 사이에서 저울질하다가 예측할 수 없는 결말로 치닫게 된다.
이런 정통멜로와 로맨틱코미디의 결합은 앞서 지난 5월 개봉해 흥행한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본격적으로 멜로가 부활한 2012년을 필두로 이제 신종 멜로의 탄생을 더욱 지켜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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