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36, 삼성)은 홈런 타자의 대명사. 개인 통산 5차례(1997, 1999, 2001, 2002, 2003년)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이승엽은 2003년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56개)을 비롯해 최소 경기 및 최연소 300홈런, 한일 통산 500홈런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승엽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거포로 성장하는데 수많은 지도자의 도움이 있었다. 이 가운데 백인천 전 삼성 감독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이승엽은 1995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이듬해 백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게 됐다. "프로 데뷔 초반에는 '내가 살아 남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었다. 걱정도 많이 했었다. 자신감을 일깨워주신 분이 백 감독님이시다". 이승엽이 거포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던 것일까. 백 감독은 이승엽을 볼때마다 "네가 최고다"라고 엄지를 세웠다고 한다.

이승엽은 "감독님께서 '네가 최고다'고 말씀하실때마다 '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은 항상 '네가 양준혁보다 낫다.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너는 한국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일본 무대에 진출하라'고 하셨는데 감독님이 이상하신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렇다고 햇병아리 선수였던 내가 반론을 할 수도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승엽의 마음가짐도 바뀌기 시작했다. "나는 절대 될 수 없다는 자가 진단을 했었는데 감독님께서 볼때마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내가?'에서 '설마' 또는 '혹시 될까'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뀌었다. 우연히 그때부터 성적이 조금씩 좋아졌다. 성공에 대한 확신보다 기대감이 생겼다. 흔히 목표는 크게 잡으라고 하시는데 나는 항상 도달할 수 있는 목표만 잡았었다. 감독님의 말씀 속에 어느 순간부터 감독님의 말씀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백 감독의 칭찬 덕분일까. 이승엽은 1997년 데뷔 첫 홈런왕에 오르며 거포 탄생을 알린 뒤 1999년 54개의 아치를 쏘아 올리며 사상 첫 50홈런 시대를 열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