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부상 WBC, 신화 재현은 가능할까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12.21 12: 57

한국 야구대표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순항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대표팀 엔트리에 처음 승선했던 홍상삼(두산)이 발목 수술을 받고 6~8주간 재활할 예정이다. 따라서 3월 WBC 출전이 어려워졌다. 올 시즌 홀드 3위(22홀드)에 올랐던 셋업맨이 하나 줄면서 대표팀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홍상삼 뿐 아니라 좌완 봉중근(LG)이 어깨 부상으로 불참을 선언했고 류현진(LA 다저스)과 추신수(신시내티 레즈)도 아직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광현(SK)도 수술이 아닌 재활을 선택함에 따라 3월 대회 출전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WBC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삼성 감독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불참 선수들은 홍상삼을 제외하면 모두 국제 대회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의 상위권 입상을 이끈 베테랑급 선수들이다. 특히 투수조는 박희수(SK), 노경은(두산), 손승락(넥센) 등 국제 대회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중심이 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역대 WBC에서 2006년 1회 4강, 2009년 2위에 올랐다. 그러나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다. 이번 WBC에서 우리나라는 1라운드에서 네덜란드, 호주, 대만과 만난다. 비교적 수월한 대진이지만 2라운드에서 쿠바와 만날 것으로 대비해서라도 제대로 된 준비를 해둬야 한다. 중요한 고비마다 번번히 우리나라의 발목을 잡은 대만도 경계 대상이다.
우리나라 대표팀이 믿을 것은 선수들의 자세다. 대표팀 엔트리에 합류한 모든 선수들이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뛴다는 자부심 속에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팀이 WBC 뿐 아니라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단기전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데에는 경기 방식 뿐 아니라 국가대표로 나설 때 더 강해지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큰 몫을 했다.
대표팀에 이승엽, 진갑용, 이대호 등 베테랑들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과 오히려 상대팀에서 전력 분석을 하지 못한 새로운 선수들이 많다는 것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일본 역시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 등 메이저리거들이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아베 슌스케(요미우리) 등을 중심으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말 세계 야구 랭킹에서 일본에 밀려 3위에서 4위로 하락했다. 대표팀이 WBC에서 새로운 신화를 창조해내며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주축 선수들이 빠진 우리나라 대표팀에 책임과 과제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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