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84kg까지 나간다. 목표인 86kg가 얼마 남지 않았다.”
혹독한 2년차 징크스를 겪은 임찬규(20)가 잃어버린 구속을 되찾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2011시즌 임찬규는 고졸신인임에도 140km 중후반대 강속구를 뿌리며 마운드를 지켰다. 순식간에 불펜 필승조로 자리했고 시즌 중반까지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LG 불펜진을 이끌었다. 프로 입단 첫 해부터 두각을 드러낸 것을 발판으로 2012시즌에는 LG의 미래를 책임질 선발투수로 낙점, 팀 내 두 번째 선발투수로 2012시즌을 맞이했다.

하지만 1년 사이에 자신도 모르게 구속을 잃어버렸다. 부상을 당한 것도 아니었는데 신인시절 평균구속이 최고구속이 됐고 어느 순간에는 140km를 넘기도 버거웠다. 적극적으로 타자를 상대함에도 직구 구속이 나오질 않으니 속수무책이었고 결국 1군보다 2군 무대가 익숙해졌다. 그래도 시즌 막판 선발 등판한 2경기에서 각각 5⅔이닝 무실점으로 첫 선발승, 8이닝 2실점으로 데뷔 후 최다이닝을 소화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당시 임찬규는 “오는 겨울에는 직구 구속을 회복하기 위해 몸부터 다시 만들 생각이다. 겨울 내내 꾸준히 체중을 늘려서 구속을 다시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임찬규는 다부진 결의와 함께 시즌이 끝나자마자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시즌 막바지에 잡은 페이스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했고 포스트시즌을 준비 중인 요미우리 1군 정예멤버를 상대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임찬규는 올 시즌 일본 야구 정상을 차지한 선수들을 상대한 것에 대해 “언제 다시 일본 최고 팀의 타자들과 상대할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최대한 잘 던지려고 했었다”며 “경기에선 운도 따랐다. 그래도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요미우리 타자들은 절대 같은 공에 두 번 속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교육리그를 마치고 진주 마무리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며 누구보다 바쁘게 2013시즌 준비에 임했다. 그러나 오버페이스로 허리에 통증을 느꼈고 진주 캠프에서 구리 재활조로 자리를 옮겼다. 임찬규는 최근 몸 상태에 대해 “이제 허리는 다 나았다. 아프지 않고 정상적으로 운동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캐치볼도 시작했다”면서 “차명석 코치님께서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마무리캠프 때 차 코치님께서 ‘내년에 날개를 펴야하는데 아프면 절대 안 된다. 캠프 같은 거 생각하지 말고 아픈 것부터 나을 생각해라’며 구리로 돌려보내셨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허리 통증에서 벗어난 것 외에도 시즌 막바지 다짐했던 체증 증량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웃었다. 임찬규는 “지금 84kg까지 나간다. 목표인 86kg이 얼마 남지 않았다”라며 “시즌 중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지 76kg까지 빠졌었다. 요즘은 체중을 늘리기 위해 밤에도 계속 먹고 있다. 체중을 늘리는 게 쉽지는 않았는데 계속 먹으니 살이 찌기는 하더라. 미야자키 때도 체중이 좀 늘어서 그런지 구속이 146km까지 나왔다”고 목표 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임찬규는 어려웠던 2012년 한 해를 떠나보내는 심정으로 “비록 올 한 해 힘들었지만 아직 어린만큼 넘어져도 얼마든지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밝고 낙천적으로 받아들이려 한다”며 “나는 언제나 타자 앞에서 공격적으로 투구할 것이다. 그게 내 장점이자 매력이다. 올 시즌 선발투수로 전향하면서 나름 변화구를 준비했는데 솔직히 마음에 안 든다. 직구가 안 되니 변화구도 소용이 없었다. 직구를 위해 일단 살찌우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살찌운 다음에는 하나씩 단계를 밟아갈 것이다”고 다부지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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