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다. 더 많은 경기에 나갔더라면 성적도 좋았을텐데…".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조동찬(29)은 올 시즌을 되돌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조동찬은 올 시즌 삼성의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면서 94경기에 출장, 타율 2할8푼5리 77안타 6홈런 39타점 40득점 12도루를 기록했다. 8월 3일 사직 롯데전서 상대 선발 투수의 투구에 얼굴을 맞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평균 이상의 활약이었다.

조동찬은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둔 건 아니지만 무난히 했던 것 같다. 시즌 도중에 한 번 다쳤지만 정신력이 좋았던 것 같다. 해마다 고비가 찾아 오는데 그나마 잘 이겨냈다"고 약간의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올 시즌 주전 2루수를 꿰찬 조동찬은 "이 자리를 절대 놓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01년 데뷔 후 공수주 3박자를 모두 갖춘 특급 내야수로 관심을 모았지만 기대 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게 사실. "여기서 더 이상 물러나면 자리잡기 힘들 것 같다. 어느덧 서른살이 넘었다. 이제 뒤쳐지면 치고 올라가기도 힘들다".
그는 더 나은 내년을 위해 겨우내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오전에는 팔공산 갓바위에 오르고 오후에는 경산 볼파크에서 캐치볼, 티배팅 등 기술 훈련을 소화한다. 힘들 법도 하지만 땀의 진실을 믿고 싶단다.
그의 얼굴에는 커다란 흉터 자국이 남아 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성형 수술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좀 더 나아질때까지 미루기도 했단다. "병원에서 한 번 더 짼 뒤 다시 꿰매야 한다고 들었다. 상처도 많이 없어지면 그때 (성형 수술을) 할 생각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조부건) 이야기를 꺼내자 금세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영락없는 아들 바보였다. "아들이 태어난 뒤 모든 게 잘 풀리고 있다.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 조동찬은 내년 3월 딸바보 대열에 합류한다. 태명은 강남이.
"화이트 데이(3월 14일)에 태어날 예정이다. 이번에는 출산을 지켜볼 수 있어 다행이다. 아내에게 늘 미안했었는데. 마음의 짐을 덜어낼 것 같다. 아내와 두 아이를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조동찬은 내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게 된다. 데뷔 첫 FA 자격 취득 자체 만으로도 기쁜 일. 꾸준히 뛰었다는 의미이기에. "평생 한 번 오는 기횐데 잘 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FA를 의식한다고 되는 건 아니고 부상없이 잘 해보고 싶다".
조동찬은 2006년 이후 100경기 이상 소화한 적이 없다. 내년 시즌에 100경기 이상 뛰는 게 첫 번째 목표. 그동안 수치상 목표에 대한 물음에 말을 아꼈던 그였지만 "이번 만큼은 높게 잡고 싶다"고 말했다.
"일단 100경기 이상 뛰면서 내가 가진 최고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싶다". 조동찬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공수주 3박자를 모두 갖춘 조동찬이 주전 내야수로 뛴다면 팀 전력이 큰 보탬이 된다. 올 시즌의 활약을 발판삼아 내년에도 상승 무드를 타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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