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프로듀서 "이정진, '피에타'에 긍정적 영향" [취중진담②]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2.12.23 09: 38

(1편에서 계속> 
이정진과 함께 '피에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그간 궁금했던 것들을 해소하던 테디는 '피에타' 이야기에 빼놓을 수 없는, 이정진의 연기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칭찬에 앞서 영화 속 이정진의 모습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며 웃음부터 지었다. 한번도 이정진을 배우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에 마냥 착하고 순하기만 동생이었던 그가 악마같은 남자 강도로 분한 모습이 낯설었던 것.
"정진은 저의 친구이기 때문에 연기자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 베니스국제영화제에 가서 멋지게 차려입고 있는 사진을 트위터를 통해 보는 순간 '아, 맞다. 정진이가 배우였지' 처음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정진이 멋지게 차려입은 모습을 보고 당연히 '피에타'도 그런 내용인가 생각했는데 처음 보고 정말 황당했어요. (이정진이) 따뜻하고 스위트한 남자라서 친한 건데 정말 놀랐죠. 첫 15분 보고 내가 아는 사람 맞나 놀라고 무서울 정도였어요. 하지만 놀랐던 이유가 작품을 먼저 안보고 사람을 먼저 봤기 때문이지 작품을 보고 정진을 만났을면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을 거에요."(테디)

"LA에서 저를 본 사람들은 아마 '피에타'를 보면 기절할 것 같은데요. 제가 LA가면 꼭 만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아마 영화 보면 놀랄 거에요. 최근엔 저희 할머니가 살아계시는데 뉴스에서 손자가 나온 영화가 상을 받았다고 하니까 저한테 '피에타'를 보여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절대로 안된다고 했죠(웃음)."(이정진)
첫 15분은 충격이었지만 테디는 자신의 동생이 큰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수상한 영화에 출연했다는 것, 그리고 그 영화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뽐냈다는 것에 대해 무엇보다도 자랑스러워했다. 솔직하게 이정진의 연기를 평가해달라고 질문을 던지자 그는 이정진이 영화에 좋은 영향력을 미친 것 같다며 뿌듯해 했다.
"처음엔 충격적이었어요. 그 다음엔 매력적이었고 자랑스러웠죠. 제가 중요시하는건 연기보다는 얼마만큼 영화에 좋은 영향력을 미쳤나라는 것이에요. 사실 이렇게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지금 이야기하면서 많이 생각하게 됐는데 정진이 영화에 좋은 영향력을 많이 미친 것 같아요. 앞으로 훨씬 더 많고 좋은 역할들이 있을 것 같고요."(테디)
이정진의 열연과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조민수의 호연, 그리고 김기덕 감독의 연출력에 힘입어 '피에타'는 지난 8월 열린 제 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의 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아쉽게 아카데미 영화제 외국어영화상 후보 지명에는 고배를 마셔야 했지만 세계 3대 영화제 중 한 곳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은 한국영화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테디는 '피에타'가 아카데미 영화제 후보로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피에타'를 추켜세웠다.
"'피에타'가 아카데미 영화제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거론됐다는 것만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니까 이래저래 좋은 일이에요. 영화제에 출품하는 작품들을 살펴보면 전세계에는 정말 좋은 영화들, 배우들이 있죠. 그 중에서 이렇게 아카데미 후보에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피에타' 자체에, 그리고 정진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거에요."(테디)
이정진은 아카데미에 최초로 진출하는 한국영화가 자신의 영화가 되길 바랐지만 아쉽게도 그 바람은 다음으로 미뤄지게 됐다. 하지만 테디는 이정진이 마냥 자랑스럽단다. 사랑하는 동생으로서, 그리고 뛰어난 배우로서 '피에타'라는 작품에 출연한 것이 뿌듯한 것. 그리고 베니스영화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배우가 몇 명이나 되겠냐며 지금을 즐기라는 형으로서의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정진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형이 아니라 아빠 같은 심정이에요. 정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지금을 즐기라는 것이에요. 사실 베니스 영화제에서 수상한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몇이나 되겠어요. 한국으로서도 그렇고 전세계적으로도 그렇죠. 그래서 그저 즐겼으면 좋겠어요."(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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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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