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MC’ 강호동과 유재석이 다시 연예대상에서 만났다. 2010년 이후 2년 만에 시상식을 함께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나란히 빛나는 ‘무관의 제왕’을 자처하며 대중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2012 KBS 연예대상이 지난 22일 ‘안녕하세요’,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를 이끈 신동엽에게 영예의 대상을 안기며 마무리됐다. 신동엽의 KBS 연예대상 수상은 무려 10년 만이다. 그는 2002년에 열린 제 1회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10년 만인 11회에서 대상을 차지했으니 화려한 부활이다.
이날 신동엽만큼이나 빛나는 예능인 두 사람이 있었다. 바로 강호동과 유재석이다. 국민 MC로 불리면서 대중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장본인이다. 강호동과 유재석은 매년 강력한 연예대상 후보였다. 그런데 올해는 좀 달랐다.

‘해피투게더3’의 꾸준한 인기는 편안한 진행을 하는 유재석의 힘이 크다. 그가 대상을 받는다고 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터이다. 하지만 ‘해피투게더3’는 장수 토크쇼다. 유재석이 올 한해 유달리 활약을 보인 게 아니라는 점이 약점이었다.
유재석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 양심선언을 했다. 대상후보라는 박미선의 말에 “나도 양심이 있다”면서 대상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런데도 그는 후배들을 축하하기 위해 출석도장을 찍었다.
강호동도 무관의 제왕이었다. 그는 활동을 1년여간 쉬다가 지난 달부터 기지개를 켰다. MBC, SBS와 달리 아직 KBS에서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없다. 이날 강호동이 시상식에 온 명목상의 이유는 쇼오락부문 신인상을 시상하기 위해서였다. 평소 방송 신념대로라면 시상자가 아니었어도 후배들을 축하하기 위해 왔을 이다.
이영자는 쇼오락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후 이런 강호동을 언급했다. 그는 “강호동과 같은 테이블에 있는데 귓속말로 말씀을 하시더라. 스튜디오의 탁한 공기를 다시 느끼게 돼서 좋다고 했다”고 강호동이 진정으로 방송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기습적으로 공개했다. 이영자의 말은 강호동이 이날 무관의 제왕을 감수하고도 연예대상에 참석한 이유를 알 수 있게 했다. 방송이 좋은 강호동은 예능인의 축제인 연예대상을 즐기기 위해 왔다.
두 사람은 이날 연예대상 내내 수상자들에게 축하 박수를 건넸다. 일찌감치 시상을 마친 강호동도 수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직감을 한 유재석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화려한 트로피는 없었다. 그래도 국민 MC 강호동과 유재석이 2012 KBS 연예대상을 지키고 있는 모습은 멋있기 짝이 없었다.
기분 좋은 사실은 강호동과 유재석을 앞으로 남은 올해 두 번의 지상파 방송사 연예대상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유재석은 각각 오는 29일과 30일 열리는 MBC 방송연예대상과 SBS 연예대상에서 강력한 대상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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