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7천만원 삭감' 송지만, "내년에도 유니폼 입을 수 있어 행복"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12.23 07: 30

"올해 보여준 것이 없음에도 자존심을 세워준 구단에 감사하다".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송지만(39)이 종전 연봉(2억5천만원)에서 1억7천만원 삭감된 8천만원에 내년 재계약 도장을 찍었다. 넥센은 송지만, 김영민, 한현희 등 53명의 내년 연봉 계약 현황을 지난 21일 공개했다.
올 한해가 누구보다 아쉬운 송지만이었다. 개막 2경기 만에 다리에 실금이 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재활과 수술 끝에 8월초 복귀했으나 타격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으면서 그달말 2군행 통보를 받았다. 결국 올 한해 14경기에 출장해 40타수 7안타 4타점 2득점 타율 1할7푼5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1996년 데뷔 후 최소경기 출장이다.

송지만은 은퇴 권유를 받았으나 방망이를 내려놓는 대신 자신에 대한 팬들의 기대를 져버린 것을 회복하고 싶어 했다. 돈은 문제가 아니었다. 송지만은 시즌 후 구단에 내년 연봉을 백지 위임하며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연봉 계약 후 송지만은 "8천만원은 예전에 비하면 적지만 반대로 많다면 많은 돈이다.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내년에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보여준 것이 없음에도 내 이름값, 자존심에 맞춰 연봉을 책정해준 구단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송지만은 "올해 부상으로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 내년에도 현역으로 뛸 수 있게 돼 정말 기분이 좋다. 팀의 최고참으로서 내년에 솔선수범해 팀이 4강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재활에 임했던 그는 지금도 매일 훈련을 거르지 않고 있다.
현역 생활 17년차. 벌써 우리나라 나이로 마흔이지만 한 넥센 관계자는 "송지만 선수는 몸만 보면 20대다. 20대 보통 선수들보다 훨씬 몸관리를 잘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프로야구에서 '성실함의 상징'이 된 송지만이 내년 맹활약으로 명예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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