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 삼매경' 바티스타, 2013년 에이스 승부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2.24 06: 38

한화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32)가 2013년 에이스가 되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바로 체인지업 장착이다. 
바티스타가 체인지업 삼매경에 빠졌다. 바티스타는 올 시즌 마친 뒤 동료들에게 "체인지업을 연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달에는 외국인 물색 차원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을 찾은 한용덕 투수코치를 직접 만나 구체적인 체인지업 그립과 던지는 법을 체득했다. 체인지업 장착을 풀타임 선발이자 에이스가 되기 위한 승부수로 보고 있는 것이다.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쓴맛을 본 바티스타는 후반기 궁여지책으로 선발 변신했다. 깜짝 전환이었으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0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2.41. 10경기 중 5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고 그 중 3경기는 7이닝 이상 피칭이었다. 에이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상황에서 바티스타는 한화의 유력한 차기 에이스 후보로 꼽힌다. 

바티스타가 체인지업 삼매경에 빠진 것도 에이스로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8년 연속 메이저리그에서 뛴 대나 이브랜드가 가세했지만 아직 한국야구 경험이 없다. 내년이면 3년째가 되는 바티스타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스스로 먼저 필요성을 느꼈고, 도미니카에서 만난 한용덕 코치가 아낌없이 전수했다. 
그동안 바티스타는 150km 안팎의 강속구와 각도 큰 커브를 주로 던졌다. 큰·키에서 아래로 뚝 떨어지는 커브로 재미를 봤지만 미묘한 투구 폼의 차이와 제구 문제로 점점 위력이 떨어졌다. 스트라이크존 옆으로 살짝 휘는 컷패스트볼도 던질 수 있지만 타자들을 현혹시킬 수 있는 결정구로는 아쉬웠다. 속구와 같은 폼에서 나오는 체인지업을 던진다면 위력이 배가 될 수 있다. 
한용덕 코치는 "바티스타가 주로 직구와 커브를 던지는데 여기에 체인지업만 잘 던지면 최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와 전담 배터리를 이룬 포수 이준수도 "다른 팀에서도 바티스타의 구종이 단조롭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직구-커브의 비율이 높았는데 체인지업을 완성해 온다면 더욱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동안 바티스타가 체인지업 구사를 주저한 데에는 과거 부상 경력 때문이었다. 그는 포크볼을 던지다 팔꿈치를 다친 적이 있었고 트라우마 탓에 그 이후 체인지업 계열의 공을 쉽게 던지지 못했다. 하지만 한용덕 코치는 팔꿈치에 무리가 가는 포크볼 대신 서클 체인지업 형식으로 무리가 가지 않는 변형된 체인지업을 가르쳐줬다.
한화 관계자는 "바티스타도 내년이 정말 중요한 해라는 걸 알고 있다. 류현진이 빠지녀간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벌써 체력 훈련을 시작했다"며 "체인지업을 연습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프링캠프 때 집중적으로 연마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가공할 만한 강속구의 제구만 되도 리그 지배가 가능한 바티스타가 체인지업까지 장착한다면 에이스 등극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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