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정선 인턴기자] 8년 동안 안방극장의 밤을 책임졌던 장수프로그램 ‘놀러와’가 24일 방송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오랜 시간동안 MC 유재석, 김원희의 변함없는 입담과 더불어 수많은 게스트들이 진솔한 토크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놀러와’의 8년 역사를 빛냈다.
세시봉은 ‘놀러와’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게스트일 정도로 ‘놀러와’의 전성기를 견인한 이들이다. 가수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등으로 구성된 세시봉 친구들은 7080의 음악과 함께 그 시대의 추억, 젊음에 대해 이야기하며 중년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세시봉에 열광한 것은 젊은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빠름과 화려함에 물든 젊은 세대들에게 세시봉의 아날로그 감성은 색다른 낭만으로 다가왔다.
예능과 음악을 접목한 ‘놀러와’의 장기는 ‘세시봉 특집’에 이어 ‘노래하는 괴짜들 특집’에서도 잘 발휘됐다. ‘노래하는 괴짜들 특집’에서는 모델 장윤주, 가수 루시드폴, 장기하, 이적, 정재형 등이 출연해 뮤지션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와 함께 잔잔한 음악을 들려주며 호평 받았다. 특히 당시 예능 첫 출연이었던 정재형이 발군의 예능감을 드러내며 예능 늦둥이 대열에 합류했고 장윤주도 모델이 아닌 예능인으로서 새롭게 조명받았다.

배우 김정태 또한 ‘놀러와’를 통해 숨겨왔던 입담을 발휘,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그동안 스크린에서만 볼 수 있었던 명품조연 김정태는 조폭 전문 배우로 활동하다보니 유흥업소의 거친 분들이 ‘어디 식구냐’고 자꾸 묻는다는 사연을 밝히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가수 정엽 모창을 수준급 가창력으로 완벽히 소화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록그룹 부활의 김태원은 ‘놀러와’ 제작진이 인정한 ‘최대 명언 보유자’다. 그는 ‘록의 전설 3대 기타리스트 특집’에 출연해 “여자와 단 한평의 공간에 단 1시간만 있으면 누구든 꼬실 수 있었다”, “억마디 하면 그 중 세마디만 진짜일 만큼 거짓말을 잘해서 별명이 ‘억삼이’였다”며 재치있는 입담을 발휘했다. 또 김태원은 “곡 ‘사랑할수록’을 공원에서 노인들과 수다 떨던 시절 만든 사연 등 부활의 명곡에 얽힌 배꼽잡는 실제 사연을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또한 최근 위기에 빠진 ‘놀러와’에서 난세의 영웅 같은 활약을 보여준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배우 권오중이다. 권오중은 “결혼식 첫날밤 타이밍을 조절 못해 임신이 됐다”라며 19금 비화를 밝혔고 “스킨십 없는 연애는 김빠진 맥주다”라는 거침없는 발언 등 출연 몇회만에 화려한 색드립을 선보이며 천재로 추앙받았다. 그는 직설적이지만 얄밉지 않고 야하지만 저질스럽지 않은 19금 개그로 '놀러와'의 부활을 꿈꾸기도 했다.
이밖에도 오랜 역사가 지나는 동안 수없이 많은 게스트들이 '놀러와'에 출연해 그동안 말하지 못한 사연과 배꼽잡는 입담을 선사했다. 또한 수없이 많은 시청자들도 '놀러와'를 그들과 함께 웃고 울었다. 비록 '놀러와'는 막을 내리지만 모두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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